"보금자리론·보증보험 정부 지원이 전세가 폭등시켰다"
18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전국 전세가격지수 통계에 다르면 2019년 이후 급증하던 전세가격은 지난해 1월 이후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세가는 2020년 하반기 수준이다.
연구원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나 소폭 조정된 이후 2년간 가격이 오른 것으로 미루어볼 때 지금의 전세가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가격 급등 원인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저금리와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지적됐다. 코로나19 당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전세가격지수가 크게 오름과 동시에 수도권과 지방권의 전세가격이 역전됐다.
현재는 기준금리가 떨어지며 오히려 지역별 격차가 벌어지는 실정이다. 이어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 '임대차보호법'이 2021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전세가격도 급속도로 오르기 시작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제공하는 전세보증금 보증규모가 확대되며 위축된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HUG에 다르면 올해 1분기 보증사고는 3400건으로 연간 1만3600건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금액은 7900여억 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를 고려하면 보증사고 금액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1조1700여억원) 기록을 상반기 안에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보증금 반환사고는 가입 이후 2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고 있는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급증한 2021년 가입분은 2023년부터 반환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임상빈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금융 지원 또한 전세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전세가격을 높이는 원인이 됐고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해 역전세에 따른 청년층의 피해를 키웠다"며 "낮은 금리의 정책금융은 시장의 과수요를 창출해 주택금융의 왜곡을 초래하고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임차보증금의 80%까지 제공하지만, 다세대주택은 공인중개사가 시세를 20% 이상 부풀리면 100%까지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됐다. 보금자리정책은 청년·신혼부부에게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3월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가격의 20% 이상이 조정을 받으면서 주택시장에는 전세보증금이 주택가격을 넘어서는 깡통전세 현상이 발생하며 현재의 전세 사기 사태의 배경으로 자리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심리 회복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전국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올해 들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과거 5년 평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올해 2월 주택거래량(5812건)이 소폭 증가했으나 3월(3795건)부터 다시 감소하는 등 일시적 반등세를 드러냈다.
임 연구위원은 "지난해 이후 계속된 거래절벽 이후 올해 주택시장에 일시적인 반등이 나타났지만 이는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에 따른 가격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정책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역전세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은 주택가격 조정이 확대될 경우 전국적으로 늘어날 전망이기에 안정화를 위해선 추가적인 보금자리론의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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