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막는 전파도 쏜다...'테러 트라우마' 일본, G7 철통 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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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히로시마시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에 기자가 들어서자 경찰관이 다가와 물었다.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중에선 2016년 이세시마 G7 정상회의(2만3,000명)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히로시마 한복판에 있는 평화기념공원에는 G7 정상들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초청국 정상과 배우자들이 차례로 방문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선박이나 드론에 의한 테러 시도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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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량 절반으로 줄이고 해상 경비도 강화
“죄송하지만 어디서 오셨지요? 기자이신가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히로시마시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에 기자가 들어서자 경찰관이 다가와 물었다. "카메라로 뭘 찍을 예정이냐", "어느 나라의 무슨 언론사에서 왔느냐" 등을 꼬치꼬치 묻더니 답변을 받아 적기까지 했다.
연달아 발생한 전·현직 총리 테러 트라우마 때문에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경비를 대폭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선거운동 도중 폭발물 테러를 당했고, 지난해 7월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를 하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안전한 일본'이란 신화가 더 흔들릴 것을 우려한 일본 정부는 정상회의 경비 수준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에 투입된 경찰은 2만4,000명에 이른다.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중에선 2016년 이세시마 G7 정상회의(2만3,000명)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의심스러운 물건을 임의로 수색하고, 일본에서 '직무 질문'이라 불리는 불심 검문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경찰청은 밝혔다.
히로시마 한복판에 있는 평화기념공원에는 G7 정상들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초청국 정상과 배우자들이 차례로 방문한다. 이 때문에 18일 정오부터 공원을 통째로 비웠다. 정상회의 폐막일인 21일까지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다.
공원은 주변에 강이 흐르고 나무가 많아 산책 명소다. 18일엔 약 12만2,100㎡ 크기의 공원 전체가 펜스로 빈틈없이 둘러싸였고 경찰관이 빽빽하게 배치됐다. 출입문마다 수십 명씩의 경찰관이 경비를 섰고 순찰차가 정기적으로 공원 주변을 돌았다. 정문 앞 도로는 기동대 차량으로 막아버렸고, 공원을 둘러싸고 흐르는 수로에는 경찰 순시선이 떴다. 전국에서 온 경찰차량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드론 테러 가능성에도 대비... 전파 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선박이나 드론에 의한 테러 시도도 우려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그랜드프린스호텔은 작은 섬인 우시나지마에 있다. 섬을 오가는 다리 통행을 통제한다 해도 주변에 크고 작은 섬이 많다는 게 문제다. 섬에서 배를 띄우거나 드론을 날리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경찰은 의심스러운 선박을 해상에서 제압하는 훈련을 해왔다. 드론은 방해 전파를 쏴서 접근을 막기로 했다.
정상들이 이동할 때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평일 약 6만 대의 차량이 운행하는 히로시마 시내 교통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버스와 노면전차 등 대중교통 운행 편수도 반으로 축소했다. "히로시마 시민들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휴가를 내서 되도록 출근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히로시마 시민들은 강화된 경비로 큰 불편을 겪었지만,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평화공원 인근에서 만난 한 남성은 “세계인들이 여기 와서 1945년 미국이 투하한 원자폭탄의 피해가 얼마나 처참했는지를 느끼고 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조금 불편한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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