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탑건’ 담은 USB, 물병에 넣어 北으로
신나리 기자 2023. 5.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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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손바닥만 한 MP4플레이어나 마이크로SD카드 등이 (남한 등에서 생산된) 영상콘텐츠의 실행·저장을 위한 필수 도구로 쓰인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당국의 단속을 피하려면 소형화가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및 생활 실상을 연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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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두 가족 탈북]
국제인권단체, 작년 강에 띄워 보내
“南콘텐츠 유포땐 사형” 엄포에도
SD카드-MP4 北주민 필수품 돼
국제인권단체, 작년 강에 띄워 보내
“南콘텐츠 유포땐 사형” 엄포에도
SD카드-MP4 北주민 필수품 돼
“최근엔 손바닥만 한 MP4플레이어나 마이크로SD카드 등이 (남한 등에서 생산된) 영상콘텐츠의 실행·저장을 위한 필수 도구로 쓰인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당국의 단속을 피하려면 소형화가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및 생활 실상을 연구해왔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경을 봉쇄한 지 3년이 넘었지만 북한 주민들 간 한국 및 외국 콘텐츠 유통은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영화, 음악 등을 가리지 않고 몰래 유통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20년 12월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을 제정해 남한 콘텐츠를 유포하다 걸리면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주민들의 콘텐츠 소비 수단은 오히려 진화하는 분위기다.
강 교수에 따르면 2010년대 초 북-중 국경 지역에서 처음 등장한 노트텔(유사 노트북)은 이미 황해도 같은 내륙지방에도 널리 전파됐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통한 한국 영상물 시청도 흔해진 것으로 보인다. 사단법인 ‘통일미디어’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북한 주민 50명, 탈북민 100명을 각각 전화·대면으로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TV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88%가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82%는 북한 휴대전화, 80%는 DVD플레이어, 54%는 노트텔·태블릿PC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콘텐츠 등은 북한의 시장인 ‘장마당’보단 신뢰할 만한 가족 및 친지, 친구 등을 통해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9그루빠’(외부 미디어 전문 단속반) 등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다.
북한으로 영상물이 들어가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탈북민 단체 ‘북한자유화캠페인’은 지난달 9일 대북 전단 12만 장과 USB메모리 3000개를 대형 풍선 12개에 실어 북한에 보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재단도 지난해 플라스틱 물병에 생필품과 USB메모리를 담아 강물에 띄워 보냈다. 이 USB메모리에는 ‘사랑의 불시착’, ‘탑건’(2022년 개봉) 등 최근 3∼4년간 국내외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와 영화 등이 담겼다. 북한 주민들이 꼽은 한국 인기 드라마는 ‘사랑의 불시착’, ‘펜트하우스’, ‘오징어게임’ 순이란 조사 결과도 있다.
강 교수는 “북한 주민 중 일부는 한국 드라마에서 경찰서에 잡혀 와 자기 주장을 펼치는 배우를 보고 인권을 떠올렸고 ‘전국 노래자랑’에 손주 손을 잡고 나와 노래 부르는 할아버지를 보고 자유를 느꼈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또 “영상을 통해 정보가 누적되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세뇌당했던 남한 실태가 거짓이었음을 인지해 탈북까지 결심하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당국의 단속을 피하려면 소형화가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및 생활 실상을 연구해왔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경을 봉쇄한 지 3년이 넘었지만 북한 주민들 간 한국 및 외국 콘텐츠 유통은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영화, 음악 등을 가리지 않고 몰래 유통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20년 12월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을 제정해 남한 콘텐츠를 유포하다 걸리면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주민들의 콘텐츠 소비 수단은 오히려 진화하는 분위기다.
강 교수에 따르면 2010년대 초 북-중 국경 지역에서 처음 등장한 노트텔(유사 노트북)은 이미 황해도 같은 내륙지방에도 널리 전파됐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통한 한국 영상물 시청도 흔해진 것으로 보인다. 사단법인 ‘통일미디어’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북한 주민 50명, 탈북민 100명을 각각 전화·대면으로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TV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88%가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82%는 북한 휴대전화, 80%는 DVD플레이어, 54%는 노트텔·태블릿PC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콘텐츠 등은 북한의 시장인 ‘장마당’보단 신뢰할 만한 가족 및 친지, 친구 등을 통해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9그루빠’(외부 미디어 전문 단속반) 등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다.
북한으로 영상물이 들어가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탈북민 단체 ‘북한자유화캠페인’은 지난달 9일 대북 전단 12만 장과 USB메모리 3000개를 대형 풍선 12개에 실어 북한에 보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재단도 지난해 플라스틱 물병에 생필품과 USB메모리를 담아 강물에 띄워 보냈다. 이 USB메모리에는 ‘사랑의 불시착’, ‘탑건’(2022년 개봉) 등 최근 3∼4년간 국내외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와 영화 등이 담겼다. 북한 주민들이 꼽은 한국 인기 드라마는 ‘사랑의 불시착’, ‘펜트하우스’, ‘오징어게임’ 순이란 조사 결과도 있다.
강 교수는 “북한 주민 중 일부는 한국 드라마에서 경찰서에 잡혀 와 자기 주장을 펼치는 배우를 보고 인권을 떠올렸고 ‘전국 노래자랑’에 손주 손을 잡고 나와 노래 부르는 할아버지를 보고 자유를 느꼈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또 “영상을 통해 정보가 누적되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세뇌당했던 남한 실태가 거짓이었음을 인지해 탈북까지 결심하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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