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디지털 젊은 세대 미술시장 큰손 떠올라”
크리스티 아태총괄사장 전망
“코로나 팬데믹 동안 미술 경매 시장에 새롭게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 구매자 3분의 2가 아시안, 특히 중국과 한국계입니다. 불안한 경제 전망 속에서도 아시아 미술 시장의 성장을 점치는 이유입니다.”
세계 최대 경매사 크리스티의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인 프랜시스 벨린은 18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크리스티가 말한다, 글로벌 미술시장 전망’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디지털 기술에 밝은 아시아의 밀레니얼 큰손들이 온라인 미술 경매 시장 전면에 등장했다”며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이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미술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는 크리스티가 주목하는 ‘젊은 시장’이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크리스티의 실적이 기록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해 진행된 크리스티 경매에서 아시아 지역 컬렉터들이 총 18억달러의 규모의 예술품을 사들였다”고 했다. 크리스티가 지난해 11월 시작한 고(故) 폴 앨런(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컬렉션 경매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매자 비율이 전체 경매액의 28%를 차지했다.
벨린 사장은 “크리스티가 한국 미술 시장의 가능성을 먼저 알아봤다”고 했다. “크리스티는 1995년부터 한국 사무소를 운영하며 한국의 훌륭한 예술품을 세상에 알렸죠. 특히 2019년 김환기의 아름다운 작품이 치열한 경쟁 끝에 기록적인 가격에 낙찰됐던 일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실제 20세기 한국 미술사를 대표하는 추상화가 김환기의 ‘우주(Universe)’는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32억5000만원(당시 환율 기준)에 낙찰됐다. 한국 미술품이 100억원 이상에 거래된 첫 사례이자, 한동안 깨지기 힘든 경매 최고가 기록이었다. 이날 세션 진행을 맡은 변지애 케이아티스츠 아트컨설팅 대표는 “한 나라의 미술품이 세계 경매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현상은 그 나라의 문화력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했다.
벨린은 경기가 둔화 중인 2023년 글로벌 미술 시장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경제 등 미술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좋지 않지만 지난 4개월 실적은 아주 좋았다”며 “최근 크리스티 ‘아시아 위크’를 통해 소개된 18세기 조선 백자 달항아리가 추정가 2배를 넘는 456만달러(약 6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드라마, K팝 등 소프트파워 분야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며 “미술계에서도 성공해 한국 소프트파워의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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