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성의 플레이’ 강백호, 황당 아리랑 송구로 경기 망쳤다 [MK잠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5. 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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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KT)가 또 무성의한 플레이를 했다. 황당한 아리랑 송구로 경기를 망쳤다.

타석에서 멀티히트로 2타점을 올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수비에서 대량실점의 빌미가 된 아리랑 송구로 무성의한 플레이의 극치를 보여줬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 흐름도 단숨에 LG 트윈스에게 넘어갔다. 프로 데뷔 이후 국제대회와 국내경기를 가리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이 같은 강백호의 안일하고 아쉬운 플레이가 또 한 번 팀을 패배로 밀어넣었다.

강백호가 4회 초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된 이후 벤치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KT위즈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서 5회에만 6실점을 한 끝에 5-9로 패했다.

팽팽하게 진행됐던 경기는 5회 말 순식간에 갈렸다. LG가 KT의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 단숨에 빅이닝을 만들어 단숨에 승기를 잡고 큰 점수 차 완승을 거뒀다. 반대로 KT는 선취점을 뽑고 한 차례 역전을 허용했지만 다시 경기를 뒤집고도 아쉬운 베이스러닝과 느슨한 수비가 연이어 나오면서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패배의 원흉은 이날 KT 타선에서 가장 빛났던 강백호였다. KT의 1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강백호는 공격에선 두 차례 적시타를 때려내며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하지만 4회 초 아쉬운 베이스러닝으로 아웃되면서 팀의 추가 득점 찬스를 놓쳤고, 5회 말에는 6실점 참사의 빌미가 된 무성의한 수비로 팀을 패배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었다.

실제 이날 경기는 호투하던 KT의 선발투수 고영표가 5회 대량실점을 하고 무너진 것이 결정적인 승부처였다.

강백호가 4회 초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되는 장면.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상황은 이랬다. KT가 4회 초 무사 1,2루에서 나온 강백호의 우전 적시타, 김상수의 좌전 적시타로 단숨에 2점을 뽑고 3-2로 경기 리드를 다시 가져갔다.

하지만 KT는 문상철의 안타로 이어간 무사 만루 기회서 1점도 내지 못했다. 박병호가 힘 없는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후속 장성우도 얕은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문제는 이 얕은 타구에 태그업을 한 강백호가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는 것이다.

강백호는 태그를 피해 오른손으로 홈 베이스를 태그했다고 주장했고, KT 벤치도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최종 결과는 아웃, 공격 이닝 종료였다. 물론 이를 강백호의 잘못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다. LG 중견수 박해민의 정확한 홈송구와 포수 박동원의 기민한 태그 등이 어우러진 플레이기도 했기 때문. 하지만 결과적으로 KT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고, 이강철 감독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그래도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는 플레이의 범위 내였다. 실제 KT 역시 이어진 4회 말 수비에서 선발투수 고영표가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며 흐름을 끌고 가는 듯 했다.

하지만 KT는 5회 말 느슨한 실책성 플레이 이후 대량실점을 하고 완전히 무너졌다. 강백호의 안일한 플레이가 결정적이었다.

고영표가 이닝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김현수에게 우측 방면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전진해서 공을 잡은 강백호는 주자가 3루에 멈춘다고 판단해서 중계플레이를 하지 않고 1루 주자 김현수를 견제하는 송구 동작을 취하는데 그쳤고 실제 송구는 하지 않았다. 이 장면을 캐치한 박해민은 3루까지 내달린데 이어 곧바로 재치있게 홈으로 쇄도했다.

뒤늦게 강백호가 송구를 연결했는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느리고 높은 코스의 황당한 아리랑 송구였다. 무성의한 플레이 그 자체로 느껴질 정도. 뒤늦게 KT 2루수 장준원이 공을 잡았을 땐 이미 박해민이 홈을 밟아 3-3으로 동점을 만든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LG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영표를 무너뜨리고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후속 타자 오스틴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오지환이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이었다. 후속 상황 문보경이 3B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끌어내자 KT 벤치는 자동 고의 4구로 만루 작전을 선택했다.

그리고 박동원이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경기를 역전시켰다. LG는 이어진 상황 추가로 2점을 더 뽑아 단숨에 6점을 올리고 8-3까지 스코어를 벌리고 승기를 잡았다. 반대로 KT는 팽팽했던 승부에서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KT는 강백호가 8회 말 참회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은데 이어 9회 말 박병호가 추격의 솔로홈런을 때렸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여러모로 강백호가 부정적으로 큰 임팩트를 남겼던 경기다. 사실 강백호는 국제대회 도쿄올림픽 ‘껌 사건’과 지난 2023 WBC에서의 세리머니 태그 아웃 등을 비롯해, 국내에서의 산책 주루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이런 모습이 겹쳐지면서 프로 커리어 내내 워크에식 등, 태도 문제가 불거져 왔다.

동시에 이런 강백호의 모습을 두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에게 너무 가혹한 비난이 쏠린다는 야구계의 옹호의견도 항상 존재해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18일 경기만큼은 쉽게 강백호를 감싸기 힘들 만큼 한심하고 어이 없는 플레이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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