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힘들지만 가야 하는 우주로의 길

이진경 2023. 5. 1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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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입기자단 일원으로 지난 3일 누리호 3차 발사 준비 현황 참관을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로 향했다.

우주를 향한 꿈이 모여 발사체를 만들어낸 산실이라는 느낌도 와 닿았다.

누리호 3차 발사는 그 첫 시험대다.

누리호 3차 발사에는 우리가 개발한 8기의 실용위성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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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입기자단 일원으로 지난 3일 누리호 3차 발사 준비 현황 참관을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로 향했다.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3시간 후 순천역에 내려 다시 차를 타고 1시간20분을 더 이동해야 했다. 대중교통으로만 움직였다면 순천버스터미널에서 고흥공용버스터미널로 이동해 나로도버스터미널로 가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자가용 운전이라면 서울에서 편도 5시간이 넘는다.

드디어 도착한 나로우주센터의 첫인상은 조용함이었다. 흔한 편의점 등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 보안점검을 거쳐 진입하면 발사통제동, 조립동, 추진기관시험동, 발사대, 숙소동 등 약 10개의 건물이 있다. 구불구불한 내부 도로로 연결된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우주를 향한 꿈이 모여 발사체를 만들어낸 산실이라는 느낌도 와 닿았다. 개발한 엔진시험 등도 이곳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차를 타고 발사대로 올라가는 길옆으로 거센 화염에 거뭇해진 여러 개의 엔진시험대를 볼 수 있었다.

방문 당일에는 적지 않은 비가 내렸는데, 발사대 아래쪽에서는 누리호 발사 때 뿜어질 화염을 점검하는 센서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비가 오든, 기자단이 지켜보든, 예비발사일까지 하루하루 정해진 업무를 할 뿐이었다. 현재 누리호는 위성 탑재와 1∼3단 조립이 완료된 완성체 형태로 조립동에서 점검받고 있다고 한다.

센터에서 가장 크게 기자의 머릿속에 자리하던 생각은 ‘사명감’이었다. 자체 기술로 발사체를 만드는 과정은 기술과 정보를 새로 배우고 공부해가며 수백개 이상의 부품을 새로 개발해야 하는 일의 연속이라고 한다. 수많은 인력이 대전과 창원, 고흥 등을 오가며 매달리고, 외진 고립된 곳에서 검증을 거듭하는 일은 사명감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누군가는 당장 힘든데 왜 우주 개발에 엄청난 돈을 쓰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누리호 개발 사업에는 1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우주는 더는 공상과학영화의 배경이 아닌 현실이다. 일상에서 국제전화를 이용하고,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받고, 위급한 상황에서 위치정보를 확인하는 일 등은 우주에 위성을 띄워 가능한 일이다. 다른 나라의 위성, 다른 나라의 로켓을 빌려 쓰기엔 국방·외교·안보·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주를 향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이미 우리는 지구에서 7번째로 1t 이상 위성 발사가 가능한 로켓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자체 위성 제조 능력도 있다. 원하는 위치에 위성을 올려놓는 기술이 남았다.

누리호 3차 발사는 그 첫 시험대다. 누리호 3차 발사에는 우리가 개발한 8기의 실용위성이 실린다. 목표대로 궤도에 위성을 올려놓는 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다른 나라 로켓을 빌리지 않고 1.5t급 실용위성을 원하면 언제든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번 발사가 끝이 아니다. 2025년에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2026년과 2027년 초소형위성 2∼6호, 7∼11호를 누리호에 실어 우주로 보낸다. 매번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에, 반복 발사로 성능·기술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한국 우주 개발의 여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응원한다.

이진경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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