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꺽’ 거린 김대리도 뱃살 빵빵 허부장도…같은 약 먹고 있다고?
18일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위식도역류질환제 시장 규모는 약 1조1640억원이다. 2021년 7497억원에서 55% 늘었다. 질환 자체가 재발이 잘 되고 만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처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것이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서구형 식습관의 보편화로 복부 내장비만 환자들이 늘어난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내장비만이 생기면 복부 내 압력이 커지면서 위산이 쉽게 역류한다. 이에 많은 제약사들은 오리지널과 제네릭 치료제를 앞다퉈 내놓고 적응증 확대, 용량 다각화 등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HK이노엔의 케이캡이다. 케이캡은 이전 제품들과 달리 식사 전후 언제든 복용 가능하고 다른 약물과 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지난해 1320억원대 연매출을 달성했다. 국산 신약 가운데 연매출 1000억원을 가장 빨리 돌파한 사례다. 2위는 한미약품의 에소메졸, 3위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다. 약 15년 전 일찌감치 개발된 에소메졸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약효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펙수클루는 모든 제제를 통틀어 가장 긴 반감기(9시간)를 확보해 야간의 산 분비를 효과적으로 조절해준다는 특징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국내 치료제 시장엔 PPI(위산분비 억제제)밖에 없었다. 에소메졸이 대표적이다. 2019년 케이캡과 2022년 펙수클루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현재는 PPI와 P-CAB(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이 시장을 양분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P-CAB은 후발주자인 만큼 PPI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약효 발현시간이다. 약을 먹은 후 몇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발현되는 PPI와 달리 P-CAB은 10~30분만에 증상을 완화시킨다. 반면 PPI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안전성과 약가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성장성이 큰 시장인 만큼 업체들은 차별화를 통해 시장 선점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HK이노엔은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올해 초 저용량(25mg) 제품을 출시했다. 알약이 아닌 주사제로도 치료가 가능하도록 제형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와의 병용투여를 통해 케이캡을 다른 질환에도 사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며 “병용요법이 현재 임상 3상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PPI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에소메졸은 3개 제품과 7개 용량으로 세분화돼있다. PPI지만 시간에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고 약효 발현도 몇십분 내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이다. 최근엔 역류성식도염을 넘어 위염까지 대응 가능하도록 저용량 제품(10mg)을 추가 발매했다.
대웅제약은 처방기관 확대를 위해 주요 상급종합병원과의 협상을 다음달 내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또 펙수클루를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품목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후속 적응증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낸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위식도역류질환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6조원에서 2022년 21조원으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앞서 칠레 등 3개국에서 품목 허가 승인을 받은 펙수클루는 올해 필리핀을 시작으로 제품 출시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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