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H 최초 신약 등장 물거품?…허가 재도전에도 '빨간불'
상반기 예상되던 최초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허가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신약 신청서 제출이 가장 빨랐던 인터셉트의 '오칼리바(성분명 오베티콜산)'가 낮은 효능과 심각한 부작용 문제 등을 지적받으며 승인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상업화 단계에 근접한 NASH 치료제 후보군은 인터셉트가 개발한 오칼리바와 마드리갈의 '레스메티롬' 등 2품목이 진입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쟁약물인 레스메티롬의 경우, 작년 12월 최종 임상 3상을 끝마치고 오는 6월 신약 신청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칼리바는 이미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확대에 한 차례 실패한 뒤, 작년 말 재신청을 통해 오는 6월 22일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허가는 불투명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셉트가 신청한 오칼리바의 미국 FDA 허가에는 부정적 의견이 팽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서류를 검토한 자문위원회 논의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에 있어 회의적인 반응들이 보고된 것이다.
자문위 관계자는 "약물 사용에 따른 간손상 및 간생검 모니터링 부담 등 여러 이슈들이 확인된다"며 "특히 2기 또는 3기의 섬유화가 진행된 NASH 환자에서도 오베티콜산의 사용에 합당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칼리바는 당 및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파네소이드 X 수용체' 작용제로, 2016년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원발성 담관염 치료제로 먼저 승인을 획득했다. 담관염에서는 1일 1회 최대 10mg 용량을 투여하며, NASH의 경우 용량을 늘려 25mg으로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번 허가 신청에 근거가 된 임상 3상 REGENERATE 연구는 1000명 이상의 NASH 환자를 대상으로 오칼리바 25mg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런데, 자문위는 해당 임상을 검토한 결과 오칼리바 치료군의 경우 위약군과 비교해 질병의 진행없이 섬유증 위험도를 8.6% 줄이는데 그쳐 불명확한 치료 효과를 보고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안전성 평가에서는 오칼리바 약물 치료로 인한 간손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지목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간생검 등 정기적인 간효소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또 25mg 용량 사용 환자에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담낭염 및 담관 결석, 당뇨병, 지질조절장애, 심각한 가려움증, 급성 신손상 등이 관찰됐다.
자문위는 "약물 사용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간생검도 심각한 출혈 문제와 사망 위험이라는 큰 부담이 따른다"며 "약물 치료를 위해 이러한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간생검을 통한 치료 적격 환자들만이 아닌, 일반적인 NASH 환자에서도 약물 위험도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오칼리바의 임상 3상이 2025년까지 진행되는 상황에서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터셉트는 2020년 미국에서 오칼리바의 NASH 적응증 확대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미국 FDA는 인터셉트 측에 오칼리바의 간경변 부작용을 지적했고, 추가 임상자료를 요구했다. 이번에도 부정적 의견이 팽배한 가운데, 오칼리바의 허가 작업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경쟁약물인 레스메티롬의 임상 결과가 부각됐다. 레스메티롬은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THR) β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간 내 지방 축적을 막는 기전을 가졌다.
개발사인 마드리갈은 작년 12월 레스메티롬의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며 "80mg과 100mg 투여용량별로 26~30%의 환자에서 NASH 증상이 악화되지 않았으며, 1차 평가변수인 간섬유증 정도가 1단계 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에서 보고된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은 12% 수준이었으며, 대부분 설사와 메스꺼움 등 일반적인 부작용이 관찰됐다. 이는 오칼리바와 비교되는 수치다. 마드리갈은 레스메티롬의 가속승인과 관련한 신약신청서를 오는 6월까지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종혁 기자 (every8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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