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피 빠져 나가는 것 같아요”…피해 학생 상담 막막
[KBS 제주] [앵커]
제주지역 학교폭력 실태를 조명하는 심층 기획 순서입니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과 동시에 피해 학생의 상처 회복도 중요하죠.
하지만 실제 피해 학생들은 여전히 공포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살 위 선배로부터 폭행과 갈취를 당한 중학생 A군의 어머니가 취재진에게 보내온 편지입니다.
자신을 폭행한 형들을 보면 온몸의 피가 다 빠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는 아들, 직장까지 관두고 아들 곁을 지키고 있는 어머니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토로합니다.
다른 피해 학생과 가족들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합니다.
[피해 학생 B 군 어머니/음성변조 : "그 상처로 인해서 그 폭행으로 인해서 온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다 흔들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치료 받고 싶어도 제주엔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가 부족 하다 보니 몇 달씩 대기해야 합니다.
[피해 학생 C 군 어머니/음성변조 : "맞은 애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그걸 버텨내고 있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픈 거예요. 얘네들이 당장 치료받을 병원도 연계가 안 되고."]
의지할 교육 현장의 사정도 여의치 않습니다.
학교와 교육지원청엔 학생 전문 상담을 위한 WE클래스와 센터가 있지만 학교폭력 전담이 아닌데다, 가해 학생도 함께 드나들다 보니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제주에 개원한 '피해 전담기관'마저 센터장 공백으로 반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조정실/학교폭력가족협의회 회장 : "교육부에서 지원을 받긴 하지만 이게 되게 예산이 적은 부분이거든요. (시설은)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쉽게 이거를 섣불리 하시겠다는 분이 나오시지는 않는 부분이에요."]
교육청이 지정한 학폭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 2곳은 제주시내에만 몰려있습니다.
출장 상담이 있지만 지속성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방문 학생들을 관리하는 것도 벅찬 상황입니다.
[고의숙/제주도의회 교육의원 : "학생 맞춤형으로 전담지원기관이 있어야 될 필요성이 충분히 있고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의하면서 지역 내에서 풀어가야 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피해학생 전담기관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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