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울주군의 공공시설 적자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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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은 한 해 살림살이 예산이 1조원을 훌쩍 넘는 곳이다.
울주군의회 이상걸 의원이 공개한 '울주군 편의(이용)시설 수익구조' 자료를 보면 얼마나 세금이 낭비된 것인지 잘 정리돼 있다.
군의 지난해 예산은 1조4900억원.
울주군의회 측은 "예산 운용의 비효율성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군민 1인당 88만원 상당의 행정서비스를 받지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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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은 한 해 살림살이 예산이 1조원을 훌쩍 넘는 곳이다. ‘6만불 도시’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재력’이 좋다. 그런데 이런 울주군이 최근 ‘돈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예산 낭비와 예산을 덜 쓴 두 가지 문제 때문이다.
공익적 목적으로 지어진 공공시설들인 만큼 이용하는 주민이 많고, 박물관처럼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 1년에 239억원은 ‘착한 손실’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수요나 시설 구성, 운영의 짜임새마저 썩 만족스럽지가 않아 ‘착하다’는 말을 붙이긴 어렵다. 이상걸 군의원은 “부득이하게 손실이 발생할 순 있겠지만, 매년 손실 폭이 증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렇게 수백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했지만, 울주군의 지갑은 그냥저냥 ‘멀쩡’하다. 지난해 살림을 다 하고 남긴 예산, 즉 ‘순세계잉여금’만 1944억원에 이를 정도다. 군의 지난해 예산은 1조4900억원. 한 해 예산의 20%에 해당하는 돈이 남은 것이다. 울주군의회 측은 “예산 운용의 비효율성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군민 1인당 88만원 상당의 행정서비스를 받지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울주군은 “국내 군 단위 최고의 예산 규모와 제한된 인력 운영 등으로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해명만 할 뿐이다.
돈 많은 중국인이 일본에 가서 효율적이거나 짜임새 없이 전기밥솥을 마구 사들이는 것을 ‘바쿠가이(爆買)’, 폭매라고 일본인들은 빗댄다. 울주군의 세금을 사용하는 모양새를 보면 ‘바쿠가이’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넉넉하니까 막 쓴다. 세금은 울주군의 것이 아니다. 주민들이 피 땀 흘려 일해 낸 돈이다. 전기밥솥 사듯 마구 쓰면서 슬그머니 넘어갈 일이 아니란 뜻이다. 반성, 송구, 개선책 같은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boram@segye.com
이보람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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