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민군이었습니다”…5월 광주를 지킨 젊은 그들
[앵커]
43년 전 광주.
계엄군의 진압에 맞서 거리로 나선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입니다.
시민군... 두려움을 누르고 가장 앞에 섰던 그들의 모습이 당시 광주에 간 한 사진기자의 카메라의 담겼습니다.
뜨거웠던 그날의 사진들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광주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1980년 5월 22일 아침.
계엄군이 잠시 물러간 사이 거리로 진출한 젊은이들.
내 형제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총을 든 꽃다운 청춘들.
5월 광주를 지킨 시민군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당시 광주에 급파된 일간지 사진기자 이창성 씨.
신분증도 없이 무작정 시민군 지휘부를 찾아간 그 날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이창성/당시 사진기자 : "'역사의 기록을 누군가는 남겨야 되는데 아무도 못 했다. 겁이 나서 찍을 수 없다. 무서워서. 당신들이 협조를 좀 해주면 지금이라도 기록을 해야 되겠다.' 제가 설득을 했어요."]
카메라를 뚫어질듯 노려보는 한 시민군의 모습, 극우 세력이 북한군으로 지목한 '광수 1호'입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 차복환 씨.
광주에서 시민군으로 활약한,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습니다.
[차복환/당시 시민군 : "그때 이제 욕을 엄청 했어요, 제가. 그냥 찍지 말라고 하니까 계속 찍으시니까. 화가 많이 나서 좀 이렇게 좀 째려보면서 찍은 사진이에요, 저게."]
하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까지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
때론 이름도 모르고 함께 싸운 소중한 얼굴들입니다.
[차명숙/당시 시민군 방송요원 : "저는 사실 그분들을 위해서 지금도 죄책감이 조금, 예,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광주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사진.
더 늦기 전에 2천3백여 장에 이르는 사진을 번듯한 기록물로 묶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이창성/당시 사진기자 : "이걸로라도 더 충실하게 책을 만들어서 후세에 제대로 기록을 남기고 싶은 게 저의 간곡한 바람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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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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