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업지시 불이행 추후 보완”…“갈등만 불러”
[KBS 제주] [앵커]
KBS는 국토부의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서 과업지시서와 달리 지반조사에서 나온 시료가 폐기됐고, 성산읍의 자연재해 피해 내용도 빠졌다는 내용을 전해드렸는데요.
국토부가 이 내용들에 대해 이후 추진단계에서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하기 위해 작성한 과업지시서입니다.
지반 조사에서 나온 땅 속 시료는 용역사가 보고서와 함께 국토부에 제출하고, 최근 10년 이상 해당 지역의 자연재해 피해현황도 분석해 정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모두 지켜지지 않았고, 국토부도 KBS 취재가 시작돼서야 이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국토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KBS에 전해왔습니다.
사업 예정지에서 나온 화산암 파편인 클링커층 시료 폐기에 대해선 사진이 있으니 문제없다고 답했습니다.
두꺼운 클링커층의 동굴 가능성과, 클링커가 화산 송이인지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현재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후 설계단계에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만큼 짚고 넘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기본계획안에서 자연재해 피해 현황 대상지를 사업예정지인 성산읍으로 한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용역사가 자료 수집과정에서 서귀포시를 최소 단위로 잡은 것 같다며, 이후 시행계획이나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확인했지만, 기존 절차대로 계속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누락 내용에 대해 용역사에 재검토나 보완하도록 한 과업지시서를 스스로도 지키지 않는 셈입니다.
[강영진/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전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장 : "이런 식으로 기본계획단계에서 또는 전략환경영향평가단계에서 처리돼야 할 문제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부실한 게 기정사실로 되고 그에 따른 갈등 비용만 커지고 나중에 바로잡기가 굉장히 힘들어지게 됩니다."]
제2공항 추진 과정에서 갈등 해소를 강조하고 있는 국토부, 정작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안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각종 의혹 해소에 대해선 적극 나서지 않으며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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