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 상승 마지노선 1.5도…5년 내 뚫릴 가능성 커”

세계기상기구 “최소 한 해는 깨질 수도…앞으론 더 잦아질 것”

향후 5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경고가 나왔다. 1.5도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합의한 지구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이다.

WMO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66%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는 영구적인 현상이 아니라 최소 한 해는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일시적 상승폭에 한정된 예측”이라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점점 더 1.5도를 넘어서는 일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경보를 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WMO는 2020년부터 지구 평균기온 1.5도라는 임계치가 무너질 가능성을 추정해왔다. 당시 5년 내 지구 기온이 1.5도 상승할 가능성은 20% 미만으로 예측됐다가 지난해 50%로 치솟았다. WMO는 향후 이상기후가 발생할 가능성이 이런 예측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 지금까지 관측한 기록으로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인데, 이 기록이 5년 이내에 깨질 확률이 98%라는 것이다.

이는 WMO가 최근 예측한 엘니뇨 현상의 도래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 WMO는 지난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3년 넘게 지속됐던 라니냐 현상이 곧 종료되고,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라니냐 현상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것이고, 엘니뇨는 그 반대 현상이다. 엘니뇨가 도래하면 온실가스 효과에 따라 기록적인 고온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WMO의 진단이다.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 높아지면 산호초의 죽음과 극지대 해빙,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는 변화가 촉발돼 지구 생태계 파괴의 악순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온 상승은 가뭄, 폭풍, 산불 및 폭염을 포함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킨다. 이미 지구촌 전역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선명수·최서은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