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D-1…지금 히로시마는?
[앵커]
이번엔 주요 7개 나라 정상회의가 열리는 히로시마로 갑니다.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이 잡혀있는데 어떤 얘기가 오갈지 현지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원기 특파원, 내일(19일) 정상회의 앞두고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는 지금 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공식 일정이 시작되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인근에 나와 있습니다.
공원 주변엔 현재 경찰력이 배치돼 모든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히로시마 전역엔 경찰 2만 4천여 명이 투입돼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총리의 지역구이기도 한데요,
지난달 총리를 노린 폭발물 투척 사건 뒤로 경비가 대폭 강화됐습니다.
각국 정상들도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몇 시간 전에 히로시마에 도착해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선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 러시아 제재 강화 등이 공동성명에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오늘(18일) '불장난하면 불에 타죽을 것'이라는, 격한 반응을 또 내놨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내일 도착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히로시마 G7을 계기로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요.
윤 대통령은 내일부터 2박 3일 동안 히로시마에 머물면서 미국, 일본 정상은 물론 다른 주요국 정상과도 회담합니다.
안보와 경제 현안이 주로 논의될 전망인데, 이른바 '가치 동맹' 기조를 더 명확히 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세 나라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기시다 총리와 같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는다는데 피해자들 만나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두 정상은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위령비를 참배할 예정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늘 히로시마에 도착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원폭 피해로 통한의 세월을 보냈다"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78년이 지난 지금, 히로시마에 사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는 70여 명 정도 생존해 있는데요.
아픔의 역사를 견뎌내야 했던 한국인 피해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일제가 패망으로 치닫던 1945년 8월 6일 인구 35만 명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습니다.
당시 12살이었던 박남주 할머니는 동생과 함께 전차에 타고 있다가 '지옥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박남주/히로시마 원폭 피해자/90살 : "빛이 번쩍 번쩍하면서 불덩어리가 (당시 타고 있던) 전차를 확 덮쳤어요. 모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원폭이 떨어진 곳으로부터 전차까지 거리는 2㎞도 채 되지 않았고, 이윽고 방사능을 머금은 검은 비가 며칠간 내렸습니다.
박 할머니는 실종된 외삼촌을 기다리며 78년 동안 히로시마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생활고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박남주/히로시마 원폭 피해자/90살 : "(그해 광복을 맞았지만) 암시장에서 별의별 일을 다 하면서 살았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외국인이 됐죠."]
히로시마에 살던 조선인 8만 명 가운데 5만 명이 피폭을 당했고 이 가운데 3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상당수가 미쓰비시 군수공장에 강제로 끌려온 이들과 그 가족들이었습니다.
[사쿠마 쿠니히코/히로시마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이사장 : "일제강점기 그분들(조선인 원폭 희생자)이 일본에 건너왔는데 그 중에는 강제연행된 사람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조선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원폭이 투하된 지 25년이 지난 뒤에야 만들어졌습니다.
위령비는 1970년 처음 세워졌지만 일본의 차별 정책과 재일동포 간 갈등으로 공원 밖에 방치돼 있다가 1999년에야 비로소 지금 자리로 옮겨졌습니다.
'전쟁 가해자'이지만 원폭 피해만 주로 강조해온 일본 정부 태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은 여전합니다.
한일 정상은 처음으로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함께 고개 숙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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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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