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가 멈춰 세웠던 이 원전…尹정부가 15개월 앞당겨 짓는다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거쳐
7월께 부지정지 공사 착수
尹정부 탈원전 폐기 정책
산업부 차관 교체 후 속도
文정부서 위촉위원 과반인
원안위 허가 여부는 변수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통상적인 때보다 15개월 이상 일정을 단축할 계획”이라며 “올해 7월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한 뒤 부지정지 공사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신한울 3·4호기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2년부터 순차 완공이 목표다.
이날 강경성 산업부 2차관도 취임 첫 현장 행보로 신한울 3·4호기 현장을 찾았다. 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안전 관리에 총력을 다하면서 최대한 속도감 있게 절차를 진행해달라”며 “마지막 절차인 원안위 건설 허가가 지체돼 착공이 늦어지지 않도록 한국수력원자력이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행보는 대통령실이 지난 10일 정부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부 2차관을 교체하면서 일정 부분 예견됐다.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 정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신한울 3·4호기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5월 신울진(현 신한울) 원전 1~4호기 예정구역지정 고시 후 본격 추진됐다. 2015년 7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한 뒤 이듬해인 2016년 1월 건설허가 신청을 거쳐 2017년 2월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은 백지화됐다. 같은 해 12월 발표한 제8차 전기본에서도 제외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안위의 건설 허가 여부와 시기가 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건설 허가가 신속히 진행되면 완공 시점이 1~2년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 하지만 위원장을 포함한 총 9명의 위원 중 과반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얼마나 신속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유국희 위원장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에서 위촉된 원안위 위원은 총 5명이다. 정권 교체 후 임명된 4명 중에서도 1명은 더불어민주당의 추천 인사다.
원안위 산하 공공기관장들도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김석철 원장과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김제남 이사장이 대표적이다. 김 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7월부터 3년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장을 지낸 뒤 2021년 12월 취임했다.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다. 김제남 이사장은 녹색연합 사무처장과 정의당 의원,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을 지낸 탈원전 인사다. 대선 직전인 지난해 2월 임명돼 ‘알박기 인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안위가 본래 취지대로 안전성 확인 과정만 점검하면 시간이 지체될 일이 없다”면서도 “그동안 신한울 1호기와 한빛 4호기처럼 안전성 문제가 크게 없음에도 시간을 허비한 사례들이 많았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울 1호기는 애초 2017년 4월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일정이 밀려 지난해 12월에야 완공됐다. 한빈 4호기는 2017년 5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뒤 5년 7개월 만에 재가동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안위가 행정적 절차상에서 얼마나 융통성을 발휘하느냐가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의) 속도를 결정할 텐데, 많은 위원들이 문재인 정부와 뜻을 같이했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할 의지가 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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