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 번 극단 폭염, 5년에 한 번으로…지구 덮친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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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베트남의 기온이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인 44℃까지 치솟는 등 봄철인 4~5월부터 전세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기후 연구기관 '세계기상특성'(WWA)은 보고서 '2023년 4월 기후변화로 인한 남아시아의 극도로 습한 폭염'을 내어 최근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극단적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기후변화 발생 이전에 비해 30배 이상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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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이달 초 베트남의 기온이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인 44℃까지 치솟는 등 봄철인 4~5월부터 전세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상 연구기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폭염이 더욱 빈번히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7일 기후 연구기관 ‘세계기상특성’(WWA)은 보고서 ‘2023년 4월 기후변화로 인한 남아시아의 극도로 습한 폭염’을 내어 최근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극단적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기후변화 발생 이전에 비해 30배 이상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그에 따라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선 100년에 한번 발생하던 폭염이 이제 5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기상특성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이례적 폭염이 이어지는 지역의 기온과 습도를 연구해보니, 방글라데시 다카 40.6℃(지난달 15일), 인도 동북부 44℃(지난달 18일), 타이 북부 딱주 45.4℃(지난달 15일), 라오스 사야불리주 42.9℃(지난달 19일) 등으로 나라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평년보다 최소 2도 이상 높은 것이다. 특히 타이에선 높은 습도로 인해 체감온도가 50℃까지 올랐다.
이런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남아시아를 강타한 폭염으로 지난달 16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야외 행사에 참석한 13명이 숨졌다. 프리데리케 오토 임피리얼칼리지런던 선임 기후학자는 “가장 치명적 기상현상 중 하나인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기후변화로 인해 극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기는 아시아만이 아니다. 미국 북서부 도시 시애틀과 포틀랜드가 위치한 오리건·워싱턴주에선 지난 13일 평년보다 기온이 섭씨 6도(화씨 20도) 이상 치솟으며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시애틀의 기온은 섭씨 32도(화씨 90도)를 기록해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도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산불이 90여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따라 비상사태가 선포돼 수만명이 대피했다.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에서도 평년보다 일찍 고온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며 가뭄 비상조처가 내려졌다. 이탈리아 북부에선 극심한 가뭄 뒤 폭우가 이어져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를 강타한 폭우와 홍수로 17일 최소 9명이 목숨을 잃고 37개 마을이 침수돼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남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선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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