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몬 범인은?…과속한 회장님, 자수한 부장님

[앵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고가의 스포츠카를 타고 시속 160Km로 도심을 질주하다 카메라 단속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경찰에 나타나 과속했다고 자백한 사람은 이 회사의 부장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황다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초 자정 무렵, 도심을 질주하던 페라리가 과속 단속 카메라에 찍혔습니다.

차량의 명의자는 LS 일렉트릭 구자균 회장.

구 회장의 차는 올림픽대로를 시속 160km로 달리다 단속 카메라에 찍혔습니다.

이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80km입니다.

이 정도 초과속 운전은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최종택/도로교통공단 교수 : "예를 들어서 100m 계주를 한다, 그걸 거의 한 2초에 끝내는 거죠. (사고가 나면) 앞에 타신 분이 보통 이제 사망으로 간다든지…"]

그런데 한 달여 뒤, 경찰 통보를 받고 나타난 건 LS일렉트릭 김모 부장.

회사 차량 관리 담당인 김 씨는 구 회장 명의 차량이지만 운전한 건 자신이라고 자백했습니다.

그러고는 나흘 뒤 다시 나타나 사실 구 회장이 운전했는데 거짓 자백했다고 또 자백했습니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 쉽게 생각하고 제가 한 건데 딱지 뗄까요, 이렇게 한겁니다."]

구 회장이 경찰 문자가 여러 통 왔다면서 보이스피싱인지 확인해보라고 했는데, 김 씨가 경찰서에 간 김에 거짓 자백을 했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윗선의 지시는 전혀 없었단 겁니다.

진술을 번복한 건 김 씨가 형사처벌 대상이란 걸 알고 고민한 결과이고, 구 회장은 지난 3월 경찰 조사에서 과속 혐의를 인정했다고 했습니다.

구 회장 자택에 주차돼 있던 페라리는 몇 달 전 사라진 걸로 전해졌습니다.

[구 회장 자택 인근 주민 A/음성변조 : "두세 달 전에는 있었는데 그거 (페라리)차 실어서 갔는데 옛날에."]

[구 회장 자택 인근 주민 B/음성변조 : "여기 주민들 바쁘신데 페라리 탈 시간이 어딨어."]

경찰은 구 회장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김 부장을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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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