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감찰 무마 폭로’ 김태우 징역형 확정…강서구청장직 상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사진)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김 구청장은 구청장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김 구청장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18일 확정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한 김 구청장은 2018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 등 비위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구청장 폭로에 따라 검찰은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해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 구청장이 제기한 의혹 중엔 환경부가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직을 종용했다는 내용도 있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이 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2020년 4월 총선 때 청와대 출신·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를 겨냥한 ‘자객공천’ 일환으로 서울 강서을에 김 구청장을 공천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다시 김 구청장을 공천해 당선시켰다.
검찰은 김 구청장이 폭로 과정에서 공무상 비밀을 언론 등에 유출했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김 구청장의 폭로 내용 중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금품수수 의혹 등 비위 첩보, 특별감찰반 첩보보고서,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 첩보, 공항철도 직원 비리 첩보, KT&G 동향 보고와 같은 자료가 공무상 비밀이라고 봤다.
1·2심은 KT&G 건을 제외한 4개 항목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김 구청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김 구청장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 구청장은 공익 목적이라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김 구청장은 직위를 상실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이 박탈된다. 김 구청장은 대법원 판결 선고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익신고자를 처벌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조국이 유죄면 김태우는 무죄”라고 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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