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의 다시보기] 광주에서 'AI'와 '첨단과학'…공허한 기념사

박성태 기자 2023. 5. 1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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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아직 두 해지만 "매년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으니 평가할 만한 일입니다.

보수정당 대통령 때는 종종,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같이 부르느니 마느니로 싸운 거에 비하면 상당히 나아진 겁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기념사는 공허했습니다.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 : 오월의 정신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저는 광주와 호남이 자유와 혁신을 바탕으로 AI와 첨단 과학 기술의 고도화를 이루어내고…]

먹고 사는 문제,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5분이 조금 넘는 기념사에서 1/4가량이 광주의 AI와 산업적 성취라는 건 조금 공허합니다.

공허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늘 오월 정신을 강조해도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이나,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직책이 적절하지 않은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 위원장의 왜곡과 망언이 계속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실 자리에 맞지 않는, 그래서 그 의미가 조금은 공허해진 대통령의 기념사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4·19 혁명기념사에서는 '선동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했는데, 사실 4·19 당시 이승만 정부는 학생들이 "선동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주 왜곡과 폄훼에 시달리는 제주 4·3사건 추념식에서도 왜곡에 대한 언급 없이 번영과 지역 개발 얘기 상당 부분이었죠.

실용을 추구하고, '좋아, 빠르게' 가는 추진력을 가진 대통령 스타일은 알겠지만 4·3도, 4·19도, 5·18도 우리가 매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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