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줄이기 나선 정부, ‘게이트키퍼’ 양성한다
2027년까지 고독사 20% ↓
지원센터 지정 등 4천억 투입
고립된 상황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범부처 차원의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중앙·지역에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를 지정하고, 통합사례관리사 인력을 늘린다. 1년 단위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고위험군을 찾는 데 주력한다. 정부는 전국에 고독사 위험군이 152만여명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을 수립해 18일 발표했다.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하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을 가리킨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2021년 고독사 건수는 3378건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8.8% 증가했다. 지난해 11~12월 복지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인 가구 947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고독사 위험군이 2023명(21.3%)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체 1인 가구(717만명)에 적용하면 전체 고독사 위험군은 인구의 3%인 152만5000명으로 추정됐다.
이번 기본계획은 2021년 4월 고독사예방법 시행에 따라 마련했다. 1차 기본계획의 목표는 2021년 기준 전체 사망자 100명당 1.06명꼴인 고독사를 2027년까지 0.85명으로 20% 줄이는 것이다. 5년간 3907억원(국비·잠정치)을 투입한다.
주요 정책을 보면 내년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를 중앙과 지역에 각각 신규 지정한다. 현재 5년 단위로 실시하는 고위험군 실태조사를 앞으로 해마다 진행한다. 전담인력 역량 강화 교육도 담당한다. 올해 서울시가 서울시복지재단에 설치한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하나의 모델이다.
현재 229개 시·군·구 고독사 업무 담당 인력은 251명이다. 통합사례관리사는 978명이다. 정부는 이런 전담인력을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구상도 밝혔다. 현재 39개 시·군·구에서 추진 중인 고독사 예방·관리 시범사업은 2027년까지 229곳으로 확대한다.
고위험군 발굴 강화, 공동체 내 연결 정책을 추진한다.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에서 지역주민이나 부동산중개업소, 상점 등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한다. 다세대주택이나 고시원 밀집지역 등 취약지역 발굴조사,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연계 등을 통해 고독사 위험군을 찾는 데 주력한다.
생애주기별로 각기 다른 정책을 마련해 지원한다. 청년은 고독사 중 자살 비율(20대 56.6%, 30대 40.2%)이 높은 점을 고려해 정신건강 관리와 취업 지원에 주력한다. 노인 위험군 대상으로는 방문의료 서비스 확대, 상호돌봄을 위한 노노케어(노인이 노인 돌봄)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특히 중장년은 고독사 사례 중 절반 이상(58.6%)을 차지한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장년층은 보건소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 및 생활습관을 개선해나가고,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을 알선해주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평생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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