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실종 아동 2명 확인…단서가 된 외신기자 사진
[앵커]
안녕하십니까.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마지막 날 계엄군에 체포된 시위대와 함께 버스에 자그마한 아이가 타고 있습니다.
2년 전 KBS가 발굴해 보도한 장면입니다.
몇 살인지, 이름은 뭔지 알 길이 없었는데 최근 KBS광주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실마리를 찾아냈습니다.
당시 광주에 들어가 취재한 프랑스 기자, 쇼벨의 사진 수백 장을 분석하다가 이 아이의 또 다른 흔적을 발견한 겁니다.
빨간색 윗옷에 남색 바지, 발등이 드러난 신발은 43년 전 5월 실종된 일곱 살 이창현 군의 마지막 모습과 일치합니다.
5월 18일 9시 뉴스 첫 소식, 김해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18 당시 7살 아들을 잃어버린 김말임 씨는 오늘(18일)도 미안하단 말을 되뇝니다.
["창현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변변한 사진이 없어 행방불명자 묘역에 돌 사진을 새겼습니다.
그렇게 43년이 흐른 올 초, 아들 이창현 군 사진이 실종때 모습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80년 5월 26일 광주 전남도청 앞 운구 행렬 속 유독 눈에 띄는 어린아이, 기억 속의 옷 차림 그대로였습니다.
[김말임/이창현 군 어머니 : "진짜 우리 창현이 맞아. 이거 보니까 금방 살아서 '엄마'하고 올 것 같아. 우리 창현이 좀 찾아줘요."]
사진을 촬영한 사람은 프랑스 종군 기자인 페트릭 쇼벨, 1980년 5월 26일과 27일 광주에서 석대의 사진기로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담았습니다.
또 다른 사진 속 총 든 계엄군이 데려 가는 어린 아이, 아홉살 때 광주에서 실종됐던 조영운씨입니다.
[조영운/5.18 당시 실종 아동 : "눈매나 코나 저 맞아요."]
가까스로 도망쳐 서울행 버스를 탔던 조 씨는 서울시립아동보호소로 보내졌고 청소년기에는 부산보호소에서 생활했습니다.
KBS광주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사진을 발굴한 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함께 두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KBS를 통해 새롭게 입수한 프랑스 기자 2명의 사진 1073장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만 19세 이하 행방불명자 79명 중 상당수가 시설 입소 뒤 강제 입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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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정 기자 (being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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