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실종 아동 2명 확인…단서가 된 외신기자 사진

김해정 2023. 5. 18. 21: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마지막 날 계엄군에 체포된 시위대와 함께 버스에 자그마한 아이가 타고 있습니다.

2년 전 KBS가 발굴해 보도한 장면입니다.

몇 살인지, 이름은 뭔지 알 길이 없었는데 최근 KBS광주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실마리를 찾아냈습니다.

당시 광주에 들어가 취재한 프랑스 기자, 쇼벨의 사진 수백 장을 분석하다가 이 아이의 또 다른 흔적을 발견한 겁니다.

빨간색 윗옷에 남색 바지, 발등이 드러난 신발은 43년 전 5월 실종된 일곱 살 이창현 군의 마지막 모습과 일치합니다.

5월 18일 9시 뉴스 첫 소식, 김해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18 당시 7살 아들을 잃어버린 김말임 씨는 오늘(18일)도 미안하단 말을 되뇝니다.

["창현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변변한 사진이 없어 행방불명자 묘역에 돌 사진을 새겼습니다.

그렇게 43년이 흐른 올 초, 아들 이창현 군 사진이 실종때 모습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80년 5월 26일 광주 전남도청 앞 운구 행렬 속 유독 눈에 띄는 어린아이, 기억 속의 옷 차림 그대로였습니다.

[김말임/이창현 군 어머니 : "진짜 우리 창현이 맞아. 이거 보니까 금방 살아서 '엄마'하고 올 것 같아. 우리 창현이 좀 찾아줘요."]

사진을 촬영한 사람은 프랑스 종군 기자인 페트릭 쇼벨, 1980년 5월 26일과 27일 광주에서 석대의 사진기로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담았습니다.

또 다른 사진 속 총 든 계엄군이 데려 가는 어린 아이, 아홉살 때 광주에서 실종됐던 조영운씨입니다.

[조영운/5.18 당시 실종 아동 : "눈매나 코나 저 맞아요."]

가까스로 도망쳐 서울행 버스를 탔던 조 씨는 서울시립아동보호소로 보내졌고 청소년기에는 부산보호소에서 생활했습니다.

KBS광주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사진을 발굴한 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함께 두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KBS를 통해 새롭게 입수한 프랑스 기자 2명의 사진 1073장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만 19세 이하 행방불명자 79명 중 상당수가 시설 입소 뒤 강제 입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김해정 기자 (beinghj@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