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년 전 히브리어 성경’ 510억원에 낙찰

‘미 헌법 초판’ 이어 고문서 중 2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17일(현지시간)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3810만달러(약 510억원)에 낙찰된 1100여년 전 히브리어 성경책 ‘코덱스 사순’의 모습. AP연합뉴스

1100여년 전에 제작된 히브리어 성경책이 3810만달러(약 510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고문서 중 역대 두 번째 고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코덱스 사순’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성경책이 이날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낙찰가인 3810만달러는 고문서 거래 가격 중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고문서 기록은 헤지펀드 매니저인 억만장자 켄 그리핀이 2년 전 미국 헌법 초판본을 낙찰받았을 때 세운 4320만달러(약 578억원)다.

당초 소더비는 이 성경의 낙찰가가 최대 5000만달러(약 669억원)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국 헌법 초판본의 가격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가 3080만달러(약 412억원)에 구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코덱스 레스터’보다는 비싼 가격에 팔렸다.

낙찰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ANU박물관을 후원하는 미국의 독지가 단체다. 이 단체는 코덱스 사순을 ANU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코덱스 사순은 9세기 후반 또는 10세기 초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396장의 양피지를 묶은 두께 13㎝, 무게 12㎏의 초대형 서적이다. 모두 24권의 소책자로 구성됐고 유대인들에게 ‘타나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구약성서도 포함돼 있다.

코덱스 사순이라는 명칭은 1929년 당시 영국 화폐로 350파운드에 이 책을 구입해 50년 가까이 소장한 유대계 재벌 사순가(家)에서 유래됐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