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이 부모 생생한데…복지부 "응급실 뺑뺑이 아냐"

김민준 기자 2023. 5. 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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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에 진료받을 병원을 여기저기 찾아다녔던 5살 아이가 결국 숨졌다는 저희 보도에 대해서 복지부가 오늘(18일)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그 아이는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숨진 게 아니라고 했는데, 일단 사실관계부터가 틀렸고 담당 부처로서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당장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만 역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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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날 연휴에 진료받을 병원을 여기저기 찾아다녔던 5살 아이가 결국 숨졌다는 저희 보도에 대해서 복지부가 오늘(18일)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그 아이는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숨진 게 아니라고 했는데, 일단 사실관계부터가 틀렸고 담당 부처로서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당장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만 역력합니다.

김민준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숨진 아이의 부모는 사망 전날 응급실 뺑뺑이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했습니다.

[숨진 아동 아버지 (지난 16일 보도) : (구급대원이) 응급실 안까지 들어가셔서 담당하시는 분하고 (대화를 했는데), 4~5시간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구급대가 첫 번째 A 병원에 도착한 건 5월 6일 밤 10시 38분.

응급실 접수는 2분 뒤인 10시 40분으로, 병원 기록에도 남아 있습니다.

이 병원 앞에서 기다리면서 3곳에 더 전화했지만 수용 거부.

네 번째 병원에서 입원은 안 되지만, 진료는 가능하다고 해 옮겼던 겁니다.

복지부는 스스로 '기초적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이런 사실을 발표 자료에 누락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응급실에 실제로 간 게 아니라, '전화'로 확인했기 때문에 응급실 전전하다 사망한 건 아니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응급실 뺑뺑이 지적에 부담을 느껴 사실관계 자체를 왜곡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SBS가 응급실 2곳을 다녀갔다고 알리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런 내용까지는 굳이 보도 자료에 넣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4시간 반이 지나서야 결국 자료를 수정했지만, 여전히 응급실 뺑뺑이가 있었더라도 다음 날 숨지면 뺑뺑이 사망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의 핵심은 구급차를 타고 이 병원 저 병원 몇 곳이나 옮겼느냐, 직접 갔느냐, 전화로 물었느냐가 아니라 가용 병상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겁니다.

문제를 직시하기보다는 책임의 크기만 생각하는 듯한 복지부 태도에서 제대로 된 대안이 나올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집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김남성, 영상편집 : 이상민)

▷ 사실 누락에 '응급실 뺑뺑이' 부정…"국민 눈높이 맞춰야"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197146 ]
▷ 출동하니 "의자에 앉혀 달라"…이러다 응급환자 놓친다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197144 ]

김민준 기자mzmz@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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