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전 공백 절감한 대한항공, 산토리에 완패하며 4강 진출 좌절
한국 대표로 2023 아시아 남자 클럽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대한항공이 8강 리그 첫 경기에서 일본의 산토리 선버즈에게 완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대한항공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의 이사 스포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리그에서 기존 주전들의 공백을 절감하며 세트스코어 0-3(21-25 19-25 19-25)로 졌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부터 가동 중인 세터 유광우,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정한용, 미들 블로커 김민재-진지위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번 대회에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지만, 부상으로 재활 중인 세터 한선수, 미들 블로커 김규민의 부재와 ITC(국제이적동의서) 미발급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링컨 윌리엄스 없이 대한항공이 꾸릴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이다.
1세트 초반 6-6까지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며 흘러가던 경기는 대한항공의 범실로 끌려가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에만 서브와 공격 등에서 9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무너졌다. 세트 후반 16-18까지 따라붙었지만, 세계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꼽히는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가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선보이며 승기가 확 기울었다. 산토리에서는 주 포지션이 아닌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는 무셜스키는 218cm의 압도적인 신장에서 터져나오는 타점 높은 전위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데 이어 정한용의 리시브 범실로 16-20까지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오른쪽 퀵오픈과 정한용의 페인트 공격까지 블로킹해냈다. 무셜스키의 원맨쇼로 순식간에 점수차가 6점까지 벌어지면서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도 초반 1-4로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대한항공은 오른쪽 측면에서 제 몫을 다 해준 임동혁의 맹활약을 앞세워 세트 중반 15-15 동점까지 만들었다. 2세트를 따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피어나는 순간 또 다시 무셜스키의 고공 강타가 불을 뿜었다. 무셜스키가 백어택과 오픈 공격을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기세가 올랐고, 진지위의 속공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으나 산토리가 두 번의 공격과 서브 득점까지 성공시켰고, 임동혁의 공격 범실까지 터져나오면서 점수차는 16-21로 크게 벌어졌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3세트에서 앞선 두 세트에서 3득점, 공격 성공률 12%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에이스 정지석을 빼고 이준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세트 초반 임동력의 오른쪽 백어택과 세터 유광우의 서브 득점으로 2-0을 만들며 경기력이 반등하나 싶었지만, 유광우의 서브 범실 이후 캐치볼 범실과 무셜스키의 퀵오픈 공격 성공, 임동혁의 공격이 가로막히고 정한용의 공격범실까지 순식간에 내리 5점을 내주며 또 다시 끌려갔다. 결국 2-6까지 점수차가 벌어지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유광우를 빼고 정진혁을 투입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경기를 뒤집기는 무리였다. 산토리는 3세트 중반 18-10으로 크게 앞서자 무셜스키를 빼는 여유까지 선보였고, 경기는 산토리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산토리의 에이스 무셜스키는 블로킹 1개, 서브득점 1개 포함 15점(공격 성공률 59%)를 올렸고, 알랭은 서브 득점 2개 포함 12점을 올렸다. 왼손잡이 미들 블로커 사토도 공격 성공률 87.5%(7/8)를 기록하며 대한항공 블로커들을 농락했다.
그나마 조별예선 3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아포짓 임동혁이 블로킹 1개, 서브 득점 1개 포함 19점(공격 성공률 52%)으로 공격진의 버팀목 역할을 해줬지만, 에이스 정지석이 단 3점에 그친 게 컸다. 팀 전체 범실도 세 세트에 28개나 나왔다. 이길래야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한 셈이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틸리카이넨 감독은 “많은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준비한 것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오늘 경기는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완패다. 내일 경기 잘 준비하겠다”는 짧은 인터뷰로 분한 감정을 드러냈다.
마나마(바레인)=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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