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마약, 유입부터 유통까지‥막을 수 있나?
[뉴스데스크]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최근 학원가에서 벌어진 마약음료 사건으로 마약 공포가 일상까지 번지고 있죠.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는 10년 사이 12배로 폭증했습니다.
밀수 수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죠.
전기주전자와 야구 방망이 등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이에 맞서 마약을 막는 기술도 표정 인식기, 탐지 패치 등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데요.
우리는 과연 마약을 막을 준비가 돼 있는지, 마약의 국내 유통 과정을 단계별로 현장검증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국제 특송 화물은 반드시 이 세관을 거쳐야 합니다.
물량은 하루 평균 16만 건.
특수 엑스레이 장비 등을 통해 정보분석이 이뤄지면 의심되는 물품들이 세관의 정밀 검사 대상이 됩니다.
특수 엑스레이에 감지된 수상한 음식물.
[전문 분석관] "가루 형태의 필로폰이라든지 그런 게 숨겨져 있을 수도 있어요."
평범한 화장품도 의심이 되면 일단 뜯어봅니다.
먼지 수준의 마약 흔적도, 옷에 밴 대마 냄새도, 이온 스캐너에 포착됩니다.
[전문 분석관] "시료를 살짝 묻혀서 기계에 이렇게 하면 어떤 마약이 여기에 포함이 돼 있는지 이 기계가 알려주는 겁니다."
야구 방망이, 의자, 차량용 에어컨과 전기 주전자, 커피까지.
곳곳에서 숨겨져 있던 마약이 튀어나옵니다.
"야, 대단하다. 이달의 관세청장상."
마약을 찾는다고 끝이 아닙니다.
세관 직원들이 화물의 배송지를 덮칩니다.
공항에서 찾아낸 마약의 배송지까지 직접 찾아가 마약을 배달하는 척 구매자를 잡아낸 겁니다.
[세관 통제배달팀] "MDMA(엑스터시) 맞죠?"
많게는 하루 수십만 개에 달하는 배송물 검색과 마약 탐지, 현장 추적과 검거까지.
80여 명의 단속인원이 모두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 세관 50곳 중 절반가량은 이온스캐너조차 한 대도 없는 상황.
전체 화물 가운데 정밀 검사가 이뤄지는 건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최근에는 밀수범을 잡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눈의 깜빡임이나 거짓 미소, 혈류량 변화를 원격으로 감지해, 밀수 의심자를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제가 평소보다 긴장을 해서, 눈 깜빡임이 달라졌더니, 이렇게 그래프가 급격히 요동칩니다.
[남기표/KIST 인공지능연구단 선임연구원] "긴장 상태로 나타나는 그러한 정보들을 세관 검사원에게 전달을 한다면 검사 대상 여행자를 선별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으로도 그렇고."
하지만 이 역시 전체 밀수 경로의 85%에 달하는 해외배송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게 한계입니다.
공항 세관의 단속망을 뚫고 들어온 마약은 sns를 통해 청소년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마약 치료자(17세부터 경험)] "친구들끼리 약을 주고받는 게 의리라고 생각을 했어요. 위험한 것이라고는 생각은 못 했어요."
최근엔 학원가의 마약 음료 사건과 마약을 이용한 성범죄 등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마약이 든 음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지 개발에 나섰습니다.
일반 우유와 필로폰이 섞인 우유를 이 키트를 통해서 한 번 실험해보겠습니다.
이렇게 필로폰이 섞인 우유에는 검은 점이 나타났습니다.
투약 의심자의 땀을 이용해 손쉽게 마약 투여 여부를 가려내는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패치 센서를 붙이면 피부 밖으로 배출되는 땀을 분석해서 이렇게 어떤 물질이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기술도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먼데다, 일선 현장에 얼마나 보급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UN 지정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은 지 7년.
급격한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밀수를 막을 충분한 인력과 장비는 물론, 유통 방지를 위한 단속과 기술 개발 등을 체계적으로 다룰 종합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현장검증 손령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강종수, 한지은, 독고명 /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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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인학, 강종수, 한지은, 독고명 / 영상편집: 이혜지
손령 기자(righ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510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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