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억대 이체' 김남국, 애초 소명 못 해 의혹 커졌나

김잔디 2023. 5.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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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무소속 김남국(41) 의원이 지난해 초 '이상 거래'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경위를 명확히 소명하지 못하면서 의혹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김 의원의 전자지갑에서 하루에만 40억대 코인이 오간 데 대해 소명을 요구했지만 '석연찮은' 소명 탓에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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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서 '이상 거래' 판단해 소명 요구…결국 FIU 신고
빗썸서 업비트 거쳐 클립으로 이체한 경위에도 의문 제기
스마트폰 확인하는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최윤선 기자 =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무소속 김남국(41) 의원이 지난해 초 '이상 거래'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경위를 명확히 소명하지 못하면서 의혹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김 의원의 전자지갑에서 하루에만 40억대 코인이 오간 데 대해 소명을 요구했지만 '석연찮은' 소명 탓에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1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월31일 빗썸 전자지갑에서 업비트로 위믹스 코인 62만개를 이체한 뒤 이 중 57만7천여개를 카카오의 전자지갑 클립으로 보냈다.

당시 위믹스 가격이 개당 7천∼8천원 사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만 43억∼49억원 상당의 코인이 이체된 셈이다.

그는 2월14일에도 빗썸에서 업비트를 거쳐 클립으로 위믹스 23만여개를 이체했다. 약 16억∼18억원 규모다.

이렇게 빗썸에서 업비트로, 업비트에서 클립으로 이동한 위믹스 코인만 80여만개에 이르자 업비트는 이 거래가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에서 지난해 1월11일부터 거래되기 시작한 위믹스 코인이 한 달도 되지 않아 수십억원어치가 오가는 것도 이상 징후로 읽힌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는 자체 이용약관에 따라 이상 거래로 의심될 경우 출금을 제한하고 회원에 자금 출처 등 입출금에 대한 소명을 요청한다.

담당 부서는 이를 검토 후 입출금 제한을 해제할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업비트가 결국 FIU에 신고한 것으로 미뤄보아 당시 김 의원의 소명에 명쾌하지 않은 대목이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업비트가 FIU에 이상 거래를 보고한 건 같은 해 3월로 알려져 있다.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대표는 "업비트는 김 의원의 기존 거래내역 등으로 보아 코인 자산 규모가 10억원에서 최대 20억원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40억원 상당의 금액을 이체한다고 하니 당연히 이상하게 보지 않았겠느냐"며 "비트토렌트로 번 돈이라고 소명했다는데 (소명 요구에) 자금 출처만 구체적으로 밝혔어도 이렇게 의혹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코인을 이체하는 과정에서 빗썸에서 클립으로 바로 보내지 않고 굳이 업비트를 거친 데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업비트가 거래 경위와 자금 출처에 대해 소명을 요구하고 출금을 막자 클립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변 대표는 "현금화가 막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클립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는 뭐가 사실인지에 대해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거래소가 요구한 '1차 소명'부터 막히면서 FIU에 신고됐고 FIU 역시 '의심 거래'로 판단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기면서 수사가 시작된 셈이다.

검찰은 세 번째 청구 끝에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으로 빗썸과 업비트,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에서 김 의원의 코인 거래내역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의원의 코인 투자자금 출처와 자금 흐름 등을 규명하고 있으며 거래소와 연동된 시중은행 계좌도 추적하고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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