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한반도 평화ㆍ국민 대통합 구심점 역할 할 것"

이다온 기자 2023. 5. 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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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취임한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행정력은 물론 정치력까지 겸비한 행정·정치계의 원로로 불린다.

최근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 한일 양국 간 협력이 중요한 시기를 맞아 현지에서 80만 재일동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김 부의장은 지난 4월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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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지난해 10월 11일 취임…경북 최초 지방자치단체장 6선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일본 정·관계 주요 인사와 진행한 간담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은성 기자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민주평통이 통일 공감, 통일 에너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최은성 기자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는데 어느새 황혼이 돼서도 그 노래를 부르고 있네요"

지난해 10월 취임한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행정력은 물론 정치력까지 겸비한 행정·정치계의 원로로 불린다. 최근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 한일 양국 간 협력이 중요한 시기를 맞아 현지에서 80만 재일동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김 부의장은 지난 4월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다.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부의장은 "일본 정·관계 주요 인사와의 간담회에서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와 미래지향적인 협력·발전 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이자 자문기구인 민주평통을 이끈 지 반년째인데, 소회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으로 현장을 바쁘게 뛰는 것은 예전 도지사 시절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차이점이라면 지사 시절에는 대구·경북지역 가는 곳곳이 익숙하고, 만나는 사람들도 낯익은 분들이었는데, 지금은 세계 곳곳을 뛰어야 하고, 세계 각지에서 오시는 자문위원은 처음 뵙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신경 쓸 일도 많지만,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에서 중책을 맡은 만큼 도전정신으로 열심히 현장을 뛰고 있다"

-취임 이후 방문한 국가들은

"많이 가지는 못했다. 지난 3월 두바이에 가서 세계 여성위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세계 28개국에서 80여 명의 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젊은 여성들의 힘이 대단한 것을 느꼈다. 조선 민족이란 시베리아 벌판에 갖다 놓아도 땅을 개간하고 자식 교육을 시키는 민족이다. 그러나 유랑민처럼 많이 죽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이 만든 걸 지켜야 한다. 이런 시대에 와서 갈등의 요인도 있고 비판도 있지만 이제는 통합과 이해의 길로 그리고 오픈해서 솔직한 대화를 해야 한다"

-세종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가

"부의장에 취임한 이후는 처음이다. '최근 한반도 정세와 통일·대북정책 추진 방향'을 주제로 17일 세종에서 열리는 평화통일포럼의 기조연설을 위해 방문했다. 이번 포럼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계기로 지역 사회에서 국제정세의 흐름과 한반도를 둘러싼 통일·안보 환경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통일·대북정책 추진 방향에 관한 의견수렴을 위해 열렸다. 이번 포럼을 통해 2만여 명의 민주평통자문위원이 중심에 서서 평화통일 기반 구축과 국민 단합을 위해 앞서줬으면 한다"

-민주평통을 이끌어가는 방향이나 원칙이 있다면.

"'통일 에너지의 결집'이 핵심이다. 즉, 국내는 국내대로, 해외는 또 해외대로, 국내-해외간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연대해야 에너지를 모으고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에너지 결집을 위한 행동과 실천을 늘 강조해 왔다. '현장'과 '소통', 두 가지는 어떤 조직 운영이나 행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민주평통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이라는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을 실천하는 대통령 직속의 자문기구이자 통일기구로 의장은 대통령이시고, 제가 맡고 있는 수석부의장은 의장의 권한을 위임받아 실질적으로 자문회의를 운영하는 책임이 있다. 민주평통이 통일 공감, 통일 에너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갈 것이다"

-한일관계 이슈 한창인데, 지난달 하순 방일 목적은.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과 의장인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담긴 뜻을 전하고, 통일뿐만 아니라 한일관계에 대한 우리 동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제일 민감한 시기는 곧 제일 중요한 시기다. 북한 핵 위협, 미사일 위협 수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북·중·러 관계가 한층 강화되고 상황에서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 동맹까지 중요해졌다. 나라의 존망과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가 획기적으로 강화'되고, '북한의 핵 위협에 美 핵무기를 포함해 압도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일본 방문일정 막바지에 들었다. 다행이고, 아주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 정부의 최근 외교 행보 초점은 경제·안보 외교로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동맹 강화'에 있다. 이런 시기에 일본을 방문해,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과 소통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약 80만 재일동포가 거주하고 있다. 그간 순탄치 못했던 한일관계로 재일동포들도 고생이 많았을 텐데, 자문위원을 비롯한 현지 동포들의 목소리는 무엇이었나.

"일본은 이웃 국가이지만,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역사, 독도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멀게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끌고 갈 수도 없다.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 한일관계 개선이다. 대통령의 담대한 결단으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을 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일관계 개선에 가장 관심을 가진 분들이 재일동포들이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시절 한일 정상이 양국을 오가는 셔틀외교를 마지막으로 서로 등 돌리고 산 세월이 12년째다. 재일동포들은 가슴 졸이며 살아온 세월이다. 한국에서 '반일(反日)', 일본에서 '혐한(嫌韓)' 이야기만 나와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고 한다. 한일관계 개선에 재일동포들은 안도감, 나아가 고마운 마음을 표하는 분위기였다.

-방일 기간, 일본 정계·재계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분들과 무슨 대화가 오갔나.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일본 정·관계 주요 인사와 간담회를 했다. 한일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방일 전부터 대통령실을 비롯해 외교부, 국회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성원을 보내줬다. 덕분에 전 일본 전경련(경단련) 회장(사카키바라 사다유키)을 비롯해, 전 관방장관(카와무라 타케오), 그리고 전 총무성 장관을 역임한 현역 국회의원(타케다 료타) 등 일본 정계와 재계의 저명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고 왔다. '최근 글로벌 복합위기와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 한일 양국 간의 경제-안보 협력이 가장 긴요한 때'라는 점과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우리 정부의 담대한 결단에 일본도 속도감 있는 호응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 측에서도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의 뜻이 담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또한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에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하고 경제, 문화 등 다방면의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와 미래지향적인 협력·발전 방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민주평통은 대통령의 자문기구 역할을 하는데,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일·대북 정책 측면에서 정부에 자문한 의제나 정책들이 있다면?

"담대한 구상은 비핵화의 로드맵으로, 세 가지 행동 원칙은 '억지, 압박, 외교·대화'다. 대통령이 하신 담대한 구상은 핵을 안 한다, 철폐한다는 선언이다. 우리나라는 의료, 보건, 항만, 도로 기술이 등 기술이 발달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에 끌려가고 있다. 이번 정부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려면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를 나눈다면 언제든 상호 협력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국민들과의 연대도 중요하다. 우리 국민은 자꾸 갈등으로 와해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평화통일 정책이 수립·추진될 수 있다. 통일된다면 평화 통일이 돼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한다. 무기를 가지고 해결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선도하고 국민들이 동의하는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이 길을 함께 가야 한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정부 정책이나 비전은.

"민주평통에 상임위원회라고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위원회가 있는데 이 상임위원은 500명 정도 된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은 전국에 약 2만 6000명 규모로 국내 약 16만 명 , 해외 131개국에는 3000-40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런 자문위원들의 화합이 이뤄져야 한다. 또 북한의 인권 문제도 해결하며 한·미·일 공조도 하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이 탄압에도 불구하고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많이 즐기는 것으로 안다. 이런 문화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미래 세대에게는 이런 현실을 물려주면 안 된다"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한 이유는.

"지금 한일외교, 한일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북한핵문제와 관련 한일 양국 간 협력·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국의 북핵·대북정책 공조를 통해 북한 핵 동향 파악에서부터 억제와 대응까지 힘을 합쳐야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한일관계 개선이 한미일 동맹의 큰 그림으로 가는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 전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도지사 할 때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할 때 업무적 큰 차이는 무언가. 어떤 게 개인적으로는 더 맞나.

"도지사보다 더 바쁘다. 보통 다른 나라에는 이런 조직이 없다. 민주평통은 해외에서 동포들하고 공식적으로 관련되는 유일한 헌법기관으로 일반 행정과는 하는 일이 조금 다르다. 해외에 가서 대통령이 여론을 수렴하는 건 대통령 자문회지만 우리는 민심 그대로를 대통령에게 전한다. 도지사를 지금까지 세 번 했는데 현장에 답이 있다. 그래서 부의장으로 현장에도 많이 가보고 취임하자마자 서울에서 특강도 진행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임기 동안 남북 화해 협력이 진행됐으면 한다. 전쟁하지 않고도 평화롭게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도 현실적인 국민통합 깃발을 들어야 한다. 또 소모적인 갈등 요소가 사라져 대통합의 전선이 구축되게 도와줬으면 한다. 북핵 억제를 위해 국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민 통합 에너지가 모이는 것도 중요하다"

대담=최태영 세종취재본부장·정리=이다온 기자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취임한 지 반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최은성 기자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누구

경상북도에서 태어난 김 부의장은 영남대학교 경제학 학사,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교 명예 행정학 박사 등을 지냈다. 경북 최초 지방자치단체장 6선을 한 행정전문가로 1971년 공직에 들어선 뒤 경상북도 구미시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 경상북도 도지사,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캄보디아 훈센 총리 문화정책고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상임고문, 중부권정책협의회장,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국책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필리핀 아테네오 데 마닐라대 객원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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