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김남국 매입·매도 `프로급`… 위험한데 거액 `몰빵`이유 있겠죠"
이재명 대선캠프 특보단장 때 '위험하다' 했는데 계속 허용쪽으로 이야기 나와
가상화폐 금융사가 들어와야 장난 못쳐… 관련법 제정해 투명하게 할 타이밍
애플페이 단순결제아냐… 글로벌금융·IT 결합하는데 우린 아직 금산분리 주장
[]에게 고견을 듣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
'김남국 코인 사태'는 법 규정의 사각지대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세태에 국회의원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김 의원은 국회 회의 중에도 거래를 했다. 더욱이 수십 만 개의 가상화폐(코인)를 무상 지급받고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래서 게임업계의 로비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추가된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명쾌한 해명을 않고 있다.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됐고 검찰은 그가 거래한 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조만간 진상이 드러날 것이다.
사태가 터지자 게임 전문가로서 '올 게 왔다'며 경종을 울리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경영학부 교수)에게 이번 사태의 내막과 해결책을 들었다. 위 교수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게임학회가 국회의원과 보좌관에 대한 코인 보유 실태 전수조사를 주장한 것을 상기하며 인터뷰에서도 재차 제기했다. 규정 제정자들이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 국민이 명확히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위 교수는 '여의도'의 내부정보 접근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은 제가 볼 때 눈 감고 배팅한 게 아니에요. 확실히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베팅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입 시점과 매도 시점을 보면 이건 정말로 프로의 세계예요.(…) 위험한데 '몰빵'을 한 게 아니고 뭔가 이유가 있어서 몰빵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 교수는 이번 사태의 근인(根因)에 P2E(Play to Earn, 게임을 하면서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획득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 게임이라는 유혹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P2E게임은 20년 전 게임시장에 휘몰아쳤던 '바다이야기'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매개로 코인을 만들어 발행했고, 추후 게임법을 개정해 환전을 합법화하려는 구도로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위 교수는 차제에 가상화폐와 게임 등 '가상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급성장하는 가상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법'(가칭)을 제정해 가상화폐를 법적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상자산법이 제정되면 게임, 메타버스 등 디지털콘텐츠의 유통이 더 활성화되고 관련 산업과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위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대학원 경제학연구과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2018년부터 한국게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심사 기술평가 위원 등을 역임했다. 인터뷰는 지난 15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 위 교수의 연구실에 가졌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믹스 가상화폐(코인)뿐 아니라 다양한 코인을 보유·거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여의도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에 대해 코인 보유 현황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저희 학회(한국게임학회)가 성명을 통해 그 얘기를 했습니다만, 한 3년 전부터인가 국회를 대상으로 한 로비설이 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김남국 의원 사태를 보면서 더 충격을 받은 거예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보유 및 거래량)가 크고 광범위하다는 겁니다."
-일반 국민들이 잘 모르는 게임 연계 코인도 등장했습니다.
"국회 로비설에 심증이 가는 것도 놀랐지만 전에는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이 이번에 흐름으로 드러난 겁니다. 왜 P2E 업체들이 그렇게까지 세게 로비를 하려고 했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나 할까요. 지금까지 P2E 게임과 관련해서 유일하게 반대해온 곳이 저희 학회거든요. 만약 P2E 게임이 허용된다면 관련 게임업체들은 만세를 부르게 됩니다. P2E 게임 관련 기업, 협회 및 단체 모두 만세를 부르는 거고요."
-이번 '김남국 코인 게이트'의 이면에는 P2E가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한 이유가 바로 그때문인가요.
"한 2, 3년 전부터 관련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로비를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좀 놀란 게 뭐냐 하면 특히 언론보도의 논조가 조금씩 바뀌었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P2E가 문제가 많다, 이렇게 나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미래의 산업이 아닐까, 하는 조로 바뀝니다. 그런데 그 논리가 전부 P2E 게임업체들로부터 나온 것이거든요."
-해외에선 허용되는데 왜 우리는 허용을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그게 하나의 논리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몇 가지가 논리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P2E가 불법인 나라는 한국과 중국밖에 없다'라는 겁니다. 마치 한국이 중국 같은 독재국가나 후진적 국가와 같은 부류로 인식되도록 하는 겁니다. 지금도 토론회 나가 보면 놀라는 게, 코인 전문가라는 사람들 입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와요."
-전문가들이 몰라서 그런 주장을 하는 건 아닌가요. 아니면 진정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제 생각에는 그건 관련 업체들의 철저한 언론플레이와 로비의 소산입니다. 그게 굉장히 강력합니다. 제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 캠프의 이 분야 특보단장을 했어요. P2E 게임 허용 문제에 대해 저희는 계속 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희가 분명히 '이건 위험합니다. 대단히 위험한 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의견을 전달했는데 후보가 계속 허용 쪽의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유튜브에서 이야기를 했다는 걸 신문을 보고 알아서 '이건 아닌데'하며 당황해가지고 빨리 정책토론 열자고 해서 막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알고 보니 막은 게 아니에요. 후보가 이야기를 해버렸기 때문에 그걸 뒤집기는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엄청난 논란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부정적인 면도 있다는 쪽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물론 저는 토론회 발제에서 아주 강경하게 반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외부에 알려져야 되기 때문이에요. 결국 후보의 입장은 중간선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된 거죠."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중간선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P2E 허용 쪽으로 굳어져 온 거 같습니다.
"그후 실현은 안 됐지만 이재명 후보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NFT 펀드 얘기가 나왔어요. 그다음에 작년 국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P2E 합법화라는 이야기가 나왔죠. 그걸 받아가지고 문체부에서는 TF가 만들어졌어요. 지난 4월에는 국무조정실에서 검토 연구용역이 나왔습니다. 그건 결국 허용해 주겠다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저희는 '이제 이렇게까지 밀고 들어오는 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죠. 그런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천만 다행인 거죠. 문제점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니까요."
-그럼 P2E게임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겠네요. 관련 업체의 압박도 많았을 텐데 줄기차게 문제점을 제기하고 반대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요.
"그런 계기가 마련된 겁니다. 그동안 정말 힘들었고 지금도 많은 욕을 먹고 있습니다."
-P2E 게임이 그렇게도 해악이 큽니까.
"예전에 '바다이야기' 게임 아십니까? 요즘 젊은 기자들은 잘 모르더라고요. P2E 구조는 '바다이야기' 구조와 거의 유사합니다. 바다이야기의 핵심은 뭐냐면 환전입니다. 그걸 매개하는 게 게임머니죠. P2E 게임에서는 이것이 코인입니다. 게임 속 상품권이 코인인 거죠. 그 당시에도, 나중에 수사를 통해 밝혀졌지만, 로비했던 업자들 다 구속됐잖아요. 그 상품권 아이디어를 정부에 줘가지고 그걸 결국에는 정부가 승인하게 했거든요. 로비를 통해서 이뤄진 겁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경우도 그걸 합법화시키려고 무던히 노력을 했었던 거예요."
-당시 인허가 배후세력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어요. 정권 실세 연루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희가 국회 조사에 참여해 바다이야기 사업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다이야기 이익공동체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었어요. 그 사람들이 저한테 뭐라고 그랬냐면, '자기들 투자자 중에 경찰도 있다, 심지어 검사도 있다.' 그러는 겁니다."
-그 정도였나요?
"그때 놀래가지고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할 수 있어요? 그랬더니 저보고 '순진하시네요, 교수님.' 그러는 겁니다. '돈이 되잖아요, 이것처럼 확실한 게 없거든요.' 이런 말을 합디다. 이번 위믹스가 시도하려고 한 P2E게임도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는 겁니다. 저는 '제2의 바다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해롭다고 주장하는데요.
"이미 성인은 알게 모르게 게임 도박판에 들어와 있이요. 그런데 코인 연계 돈버는 게임이 허용되면 여기에 더해 청소년들로까지 확산되는 것이 걱정되는 겁니다.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자제력이 약해서 쉽게 중독돼버립니다. 사행성 게임은 마약 같은 중독성이 있잖아요. 게임 자체는 사행성이 강하지 않은데 거기에 도박성이 가미되면 중독성이 아주 강력해지지요. 그래서 저희는 코인 연계 돈버는 게임을 청소년 판 바다이야기로 규정을 했습니다."
-일부 게임업체들이 게임법 32조(게임 아이템을 현금화할 수 없다는 조항) 삭제를 요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겠군요.
"사실 일부 게임업체에게는 게임법 32조를 삭제하는 게 지상과제였어요.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곧장 현금화하는 것은 저항이 많으니까 가상화폐라는 코인을 붙이려고 했던 거예요. 놀랍게도 그 중에는 도박 카지노 게임도 있어요. 한 게임업체 대표는 '소셜 카지노 게임이 미래 게임 발전의 중요한 축'이라고까지 얘기를 했어요. 게임에다 코인을 붙이고 여기에 다시 카지노를 붙이는 겁니다. 인화성이 매우 커지는 거예요. 돈이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게임 연계 코인의 가격 변동폭이 특히 일반 코인 대비 큰 것도 문제입니다.
"이런 코인들의 특징 중 하나가 가격의 급변동입니다. 200원 300원 왔다 갔다 하다가 갑자기 2만원, 3만원까지 뛰었거든요. 100배죠. 이게 10만원 갔다고 생각해 보세요. 200원이 10만원 가면 500배입니다. 그런데 그 반대로 급락할 수도 있거든요. 이는 시세조종과 내부정부 이용 유혹이 크고 다수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에어드랍(코인의 무상 증여)이 관행화되어 있는데, 국회의원 같은 공직자가 받으면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나요?
"저는 뇌물죄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몇 가지 생각해볼 문제가 있는데, 사실 이게 현재 자산이 아니거든요. 지금 그나마 자본의 투여와 노동의 가치가 어느 정도 인정되는 비트코인이 3000만원 왔다갔다 하는데, 자산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제가 비트코인을 USB에 넣어서 드려도 형식적으로 지금은 뇌물이 아닌 겁니다. 훔쳤어도 절도죄가 성립이 안 돼요. 다만 USB만 절도죄가 성립됩니다."
-가상화폐 같은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규정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비트코인 같은 경우는 노동의 가치나 자산이 투입된 측면이 있거든요.
"저는 그래서 20년 전부터 양성화를 우리가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어요. 가상화폐 나아가 가상경제, 사이버경제라는 것을 활성화시켜야 된다. 그래야 우리가 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상경제는 지금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법제화가 안 된 원인은 무엇인가요.
"그걸 추진할 주체가 없고 모호했던 거예요. 게임회사들이 P2E에 치중하고 확률형 아이템 뽑기라고 하는 쪽으로 나아가면서 이제 안 된다는 걸 알았어요. 국민들이 게임회사를 신뢰하지 않아요. 가상자산이 뿌리를 내리려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가 트러스트, 신뢰입니다. 발행 주체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위믹스 같은 경우는 어떤 상황이 돼버렸냐 하면, 게임 회사에 한국은행의 발권 기능 같은 것을 줘버린 거예요. 그와 관련한 법적 규정도 없지만요. 화폐를 무한정 찍을 수 있게 한 거지요. 무한정 찍을 수 있게 되니까 마구 찍은 것도 모자라서 찍은 걸 자기 마음대로 시중에 풀어버렸어요."
-흔히 말하는 에어드랍이 만연해 통제가 불가능해졌다는 의미인가요.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발권을 그런 식으로 했다면 국가가 뒤집어질 일입니다. 가상화폐 발행처가 그렇게 한다면 가치를 갖기는 불가능하지요. 이번 사태를 통해서 더 확실히 드러난 건 국민들이 이 사람들(P2E 게임업체들)은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코인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고요. 두 번째 중요한 것이 유통의 활성화와 투명성입니다. 위믹스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게임을 하면서 아이템을 채굴해 나오면 위믹스와 교환해줍니다. 그러나 위믹스는 게임 내에만 돌아갑니다. 게임을 하면서 위믹스는 쌓이게 되고 위믹스를 팔려고 하는 사람만 있지 사려고 하는 사람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투자자가 안 들어오면 붕괴해버리는 구조지요."
-게임 내 아이템을 코인으로 바꾸고 이런 코인거래소를 통해 환전할 수 있는 구조가 있다면 쉽게 양성화되겠네요.
"게임하고 코인을 묶어보려고 P2E를 뚫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 거지요. 저는 가상화폐 유통이 건전하게 활성화되려면 게임을 벗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또는 콘텐츠를 구매할 때 또는 디지털콘텐츠 내에서 자연스럽게 쓸 수 있어야 합니다. 통화의 한 수단으로서 가상화폐가 통용이 돼야 유통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러나 발행과 유통 등에서 신뢰의 백업이 없는 게임사가 그것을 하기에는 부적격이지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상화폐가 좀 정비돼야 하지 않을까요.
"백번 공감합니다. 이제는 가상화폐가 정비돼야 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 들어와야 합니다. 제가 볼 때 은행이 적격자입니다. 금융사들이 들어와야 해요. 4대 금융사가 장난을 칠 수 있겠습니까?"
-법 개정이 필요한 어려운 문제일 텐데요.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규정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하고 '가상자산법' 같은 것을 제정해 신뢰를 확보하고 유통이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은행이 안 된다면 대기업이라도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요? 관련법이 생기기 전에는 회사 이미지 때문에라도 들어오기 쉽지 않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불행하기도 현 상황에서는 힘들어요. 이번에 애플페이 들어오는 거 보세요. 애플페이가 들어오는 건 무얼 의미하냐면, 금융에 진출한 거예요. 단순히 결제가 아니에요. 애플은 글로벌 금융회사로 봐야 합니다."
-한국이 가상자산, 가상경제, 사이버경제를 주도할 힘이나 기회가 있다고 보십니까? 기업들이 메타버스에는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윤석열 정부도 일자리 측면에서 디지털 전환(DX)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데요.
"저는 비트코인 나왔을 때 가슴을 쳤습니다. ICT강국인 한국이 한발 늦어 가슴을 치게 만든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전체적으로 이번에 규제완화 이슈를 보면, 아까도 국무조정실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규제가 아닌 걸 규제라고 부르고 있어요. 실제로 금융에는 어마어마한 규제가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대표적인 게, 은행이 IT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제한돼 있어요. IT가 금융으로 들어오는 건 그래도 규제완화가 좀 됐어요. 카카오뱅크, K뱅크, 토스뱅크 이런 건데 처음에 은행업계에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여기서(은행)에서는 저기(IT)로는 못 가는 거예요. 은행이 가상경제에 참여하면 상당히 좋은 플레이어가 될 수 있습니다. 은행 경영진은 정말 답답해하는 거죠. 글로벌 금융과 IT는 결합돼가고 있어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라는 게 제조업 쪽의 관점인데, 이걸 서비스와 유통산업과도 결합을 촉진해야 합니다. 사실 산업의 경계선도 없어지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금산분리를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에 대한 코인 보유 실태 전수 조사나 커밍아웃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제가 느끼기에는 의원도 보좌진도 다수가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위믹스 같은 경우 미래 비전을 지속적으로 밝혀왔고 시장에도 많이 알려졌어요. 김남국 의원 건도 제가 볼 때 눈 감고 배팅한 게 아니에요. 확실히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많은 돈을 베팅하지요. 매입 시점과 매도 시점을 보면 이건 정말로 프로의 세계예요. 코인 지갑을 보면, 오르기 전에 사서 폭등할 때 딱 팔고 그랬잖아요. 위험한데 '몰빵'을 한 게 아니고 뭔가 이유가 있어서 몰빵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산업이 P2E 게임 아니면 발전이 안 됩니까? MMORPG(다중접속온라인게임)은 우리나라가 원조이고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는데, 지금은 중국에도 밀리는 양상입니다.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야 한다고 보십니까.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한국의 아케이드게임은 초토화됐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거지요. 게임은 일부 사행성 게임이 문제지 건전한 두뇌스포츠입니다. 2022년 게임백서를 보면 2021년 한국 게임시장 규모는 21조원에 달합니다. 전년 대비 11.2% 성장했습니다. 한국 게임 수출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86억7000만 달러(약 11조5000억원)를 기록했어요. 게임산업 일자리는 30만개에 육박합니다. 이런 게임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킬 정책이 윤석열 정부에서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비전이 제시된 게 없습니다. 중국게임산업의 급성장과 국내 시장의 경쟁 격화 등의 문제가 있고 이번 김남국 코인 사태처럼 자꾸 샛길로 새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쉽습니다."
-가상자산의 법적 규정을 서둘러야 하나요?
"타이밍이 됐습니다. 일단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빨리 끌고 들어와야 돼요. 자산으로 규정해야만 혼란이 정리가 될 거 같습니다. 아까도 말씀했지만 '가상자산법'(가칭)이라는 것을 제정해 엄격히 규정하고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부실 코인이 정리됩니다. 다만, 현 코인 투자자 약 550만명 가운데 2030 세대가 절반을 넘는데, 이들은 어찌보면 부동산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영끌족'도 있어요. 불나방처럼 잡코인에 투자한 이들을 어떻게 연착륙 시키느냐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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