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에 뚫리는 방탄복? 감사원, 성능조작 적발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5. 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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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소홀 2명 문책·징계 요구
사격시험 부위만 방탄재 덧대
품질보증기관은 알고도 묵인

감사원이 우리 군이 요구하는 성능에 미달하는 방탄복이 육군에 보급되고, 생활관 개선 사업과 실내 공기 질 측정이 미흡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군 당국에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방부의 복무 여건 개선 사업에 대한 공개감사와 실지감사를 지난해 5~11월 실시한 결과 이러한 요인들이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먼저 육군에 납품한 방탄복을 대상으로 덧대지 않은 부분까지 감사원이 시험한 결과, 일부 방탄복이 군의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복 납품 계약을 맺은 A업체가 성능시험을 하는 특정 부위에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대 사격시험을 통과했고 품질보증 기관인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이를 묵인했기 때문이다. 국기연은 A업체가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방탄 성능을 충족한다고 판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국기연에 품질 보증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 2명을 문책·징계하도록 요구하고, 방위사업청에는 해당 업체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도록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감사원은 육군의 병영생활관 개선 사업에 대해서도 미흡한 지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은 2021년부터 'GOP 소초 병영생활관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장병 거주 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1인당 바닥면적이나 침대형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해 사업 우선순위를 평가하지 않고 건물 노후도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해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육군과 협의해 사업 우선순위를 재산정한 결과, 우선순위 283위 이내 사업 중 76개가 2027년까지 사업계획이 없는 등 거주 여건과 개선 사업의 연계가 미흡하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감사원은 육군참모총장에게 거주 여건과 GOP 소초 병영생활관 개선 사업의 연계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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