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뚫리는 방탄복?…“성능시험 조작해 군 납품”
[앵커]
군인들이 입는 방탄복은 총알이 뚫지 못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방탄 성능'이 가장 중요하겠죠.
그런데 감사원이 조사해 보니, 지난해 군에 방탄복을 납품한 업체가 성능 시험을 조작해 '불량 방탄복'을 100억 원어치나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업체 측은 감사가 잘못됐다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군에 4만 9천 벌 정도가 납품된 한 방탄복입니다.
감사원은 이 방탄복을 만든 업체가 속임수를 써 성능 시험을 통과한 뒤 군에 납품했다고 밝혔습니다.
방탄복은 먼저 방위사업청이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으면, 이후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품질 검사를 거쳐 제작을 승인합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 결과, 업체 측이 '시험용'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해 품질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체 측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총격이 가해지는 방탄복 가장자리 3곳에만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댔다는 겁니다.
감사원이 자체 시험을 해 봤더니, 총알을 맞았을 때 방탄복이 변형되는 정도가 허용 기준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알을 막아주는 '방탄 성능'이 부실한 겁니다.
감사원은 이를 제대로 따졌어야 할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업체의 '속임수'를 알면서도 제작을 승인해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해당 연구소는 방탄복 성능이 조작됐다는 제보를 받고도, 성능 시험을 그대로 통과시켜줬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백억 원에 달하는 성능 미달 방탄복이 보급됐다며 장병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연구소와 업체가 미리 짜고 했는지까지는 밝혀내지 못 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해당 방탄복 제조 업체의 입찰 자격을 제한하고, 방탄복 시험에 참여한 연구원 2명을 징계하라고, 연구소 측에 통보했습니다.
연구소 측은 계약서 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시험을 진행해 모두 합격된 제품만 군에 납품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방탄복 제조 업체 역시 성능시험에서 기준을 충족했으며, 국방부 규정상 문제 없는 방탄복을 납품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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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279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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