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뇌졸중도 대리청구인 지정하세요"

금감원, 민원 늘자 지정제 강화

금융감독원

오래 전 치매보험에 가입한 A 씨. 그는 자신이 치매에 걸리면 자녀들이 보험금을 제대로 청구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자신을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할 사람을 지정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치매가 된 후 보험금 청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험회사에 연락했다. 보험사의 안내를 받고 아들을 대리청구인으로지정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A 씨는 결국 치매 진단을 받았다. A씨가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해둔 덕택에 아들은 무사히 관련 보험금을 받아 아버지의 치료와 간병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A 씨의 경우처럼 치매 등 중대한 질병보험에 가입할 때 본인을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할 사람을 미리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18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본인을 위한 치매 보험이나 CI보험(치명적질병보험) 가입자가 의식불명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기 어렵다는 민원이 다수 발생했다.

보장내용 특성상 발 시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어 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도입됐다. 보험계약자가 치매, 중병 등으로 의사를 표현할 능력이 떨어져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한 것이다.

대리인은 계약자의 주민등록상 배우자 또는 3촌 이내의 친족으로 제한된다. 대리인을 지정할 수 있는 시기는 보험 가입 때나 혹은 보험기간 중이다. 회사별 신청 서류를 작성하거나 지정대리청구서비스 특약에 가입하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치매보험을 대상으로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정착되도록 고령자 대상 가입 의무화, 제출서류 요건 완화, 보험 가입 시 안내 강화 등을 추진했다"며 "CI보험도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활성화되도록 보험사의 영업조직에 대한 교육 강화 등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강길홍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