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 방신실, 우드 잡고도 230m '쾅'
300야드 육박하는 장타치며
조별예선 2경기 연속 승리
궂은 날씨에 장타위력 더해져
161m 파3홀선 7번 아이언샷
"362m 거리의 4번홀에서 오늘은 드라이버를 안 잡았어요. 그린을 공략하기에는 너무 애매하게 거리가 남더라고요. 3번 우드로 230m 치고 러프에서 130m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샷이글이 됐네요." 18일 강원 춘천에 있는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2라운드. 전날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을 제압한 방신실은 이날 이채은을 상대로 1홀을 남기고 2홀 차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방신실은 "오늘 샷이 전체적으로 흔들려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잘 막아내며 이길 수 있었다"며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도 매치플레이 대회는 처음이다. 상대 선수만 신경 쓰면 되니 편하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해 장점인 장타를 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비거리부터 코스 공략까지 남달랐다. 전날 362m 거리의 4번홀(파4)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카트 도로를 맞고 그린 바로 옆에 떨어지며 앞 조 선수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일명 '도로 협찬'으로 비거리만 따지면 330m가량이나 됐다. 도로를 맞지 않아도 방신실이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 남은 거리가 100m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방신실은 더 완벽한 승리를 위해 전략을 바꿨다. 3번 우드 티샷이다. 그런데 무려 230m나 날아갔다. 웬만한 KLPGA 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버샷을 능가하는 비거리다. 전장 161m 16번홀(파3)에서도 장타자의 위력이 돋보였다. 함께 경기한 이채은이 하이브리드를 잡았지만 방신실은 7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한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방신실은 "7번 아이언으로 145~150m 정도 날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거센 돌풍과 비가 내리자 방신실의 장타는 더욱 빛을 발했다. 313야드의 다소 짧은 1번홀(파4)에서 맞바람을 뚫은 방신실의 티샷은 그린 앞 벙커 근처까지 날아갔고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방신실이 세컨샷을 한 곳까지 공을 날린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애로사항도 있다. 오히려 장타로 인해 코스 공략법을 짜는 데 애를 먹을 정도다. 샷이글을 잡아낸 4번홀처럼 드라이버샷이 너무 멀리 날아가 그린을 공략하기 어렵거나 러프에 빠지기 때문이다. 방신실은 "경기 전 홀별로 드라이버와 우드, 유틸리티까지 티샷을 어떻게 할지 잘 정해야 한다"며 "다행히 스윙 스피드가 빠르고 다운블로로 치기 때문에 러프에서도 스핀이 많이 걸려 공격적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단 4개 대회 만에 '장타 신드롬'까지 만들어낸 방신실은 지난해 시드 순위전에서 40위에 올라 많은 대회에 나올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열린 3개 대회 중 2개 대회에서 공동 3위, 공동 4위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이 대회에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성적을 바탕으로 다시 시드 순위를 조정하는 '리랭킹' 제도가 없는 KLPGA 투어에서 방신실이 올 시즌 모든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딱 하나, '우승'하는 수밖에 없다.
본선 진출을 위해 승리가 간절한 이날 희비가 엇갈렸다. '2년 연속 KLPGA 투어 6승'을 거둔 박민지가 김지영을 상대로 5홀을 남기고 무려 6홀을 앞서 승리를 거두며 1승1패로 본선 진출 희망을 갖게 됐고 한진선은 현세린에게 5홀 차 대승을 거둬 2승을 거뒀다. 조아연은 전날 패배를 당했지만 이날 조은혜를 상대로 18번까지 가는 접전 끝에 1홀 차 승리를 거둬 본선에 진출하는 희망을 갖게 됐고, 정윤지도 박결을 상대로 승리하며 1패 뒤 소중한 1승을 챙겼다.
이번 대회는 64명이 16개 조로 나눠 경기를 치른 뒤 각 조 1위만 16강전에 올라 우승을 향해 갈 수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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