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장애인 고용부담금 법인세 부과 대상 아냐”

서울행정법원 [사진=연합뉴스]

법적 기준 이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지 못한 기업이 정부에 내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18일 처음 나왔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국내 저축은행 A사가 과세당국을 상대로 고용부담금에 매긴 세금 7300만원을 돌려달라는 취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근로자 50명 이상을 둔 사업주가 전체 근로자의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지 않으면 일정 금액을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A사는 그러나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법에서 요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는 제재 성격의 공과금이 아니기에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과세당국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기업의 손해금액으로 반영하지 않는 공과금이므로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고 반박했으나 재판부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제재라기보다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금전 지급 의무 성격이 더 강하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에 매긴 세금을 두고 기업과 과세당국 간 법적 분쟁이 잇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