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무너뜨린다는 ‘흰개미’ 강남서 발견?…“사실이면 매우 심각”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주택에서 외래종 흰개미가 나왔다는 신고가 한강유역환경청으로 접수돼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이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곤충 갤러리’에는 “집에서 알 수 없는 곤충이 수십마리 나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날개 달린 개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진을 본 한 곤충 갤러리 이용자는 “우리나라 아니지?”라고 댓글을 달았고, 글쓴이가 ‘강남’이라고 답하자 다수 이용자들은 “거짓말하지 마라. 저게 가정집에 있으면 안 되는 종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 없는 종”이라고 반응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빨리 환경부에 신고하라”고 했댜.
누리꾼들은 사진속 벌레가 국내엔 없는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흰개미 전문가인 박현철 부산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만 보면 마른나무흰개미과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면서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흰개미는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스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목재를 안쪽부터 갉아 먹어 ‘목조건축물 저승사자’라고도 불린다.
미국에서 한해 흰개미로 인해 발생한 손실과 방제에 든 비용을 합하면 2010년 기준 40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한다는 연구도 있다.
특히 국내에서 주를 이루는 흰개미는 수분이 없는 목재는 갉아 먹지 않는 반면,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는 수분이 없는 목재도 갉아 먹는다. 집안 가구도 이 흰개미 먹잇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박 교수는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흰개미에 날개가 달린 점도 우려했다.
이 날개는 짝짓기 비행을 위한 것인데, 흰개미는 군집을 이룬 뒤 5~10년 정도 지나 군집이 안정화돼야 짝짓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가 국내에 들어온 지 한참이 지났으며, 이미 널리 퍼져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호주에선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들 때문에 집이 붕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국내에는 이 종을 방재할 전문가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우려했다.
환경부의 조사 결과는 오는 19일 오후 나올 전망이다. 외래종으로 확인될 경우 환경부는 현장에 방제조치를 펼치고 유입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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