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18 기념식 총출동…'원포인트 개헌' 두고 '신경전'[정다운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출연 : 정석호 기자
◇정다운>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여야 의원들이 광주로 총출동했습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호남 표심을 향한 구애가 치열한 가운데, 5.18 정신 원포인트 개헌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현장을 취재한 정석호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정다운> 정석호 기자 서울로 복귀했나요
◆정석호> 네 오전까지 광주에서 기념식을 취재하고 오후에 복귀했습니다.
◇정다운> 대통령 방문에 맞춰 여당 의원들도 많이 참석한 것 같은데요. 이렇게 대거 참석한 건 이례적이네요
◆정석호> 네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에서 출발하는 광주행 KTX 특별열차를 편성해 광주를 방문했습니다.기념식 하루 전에는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 인사들이 전야제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렇게 5.18 기념식에 힘을 쏟은 건 총선을 1년 앞두고 호남의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잇단 실언을 했는데, 돌아선 호남 민심을 달래려는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김기현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우리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당의 진정성이 광주와 호남시민들의 가슴 속에 울림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써나가겠습니다."
김 대표는 호남 지역 청년 11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호남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청년 특보를 지냈던 20대가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지도부는 광주 군공항 이전과 같은 지역 숙원사업도 대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표심을 호소했습니다.
◇정다운> 야권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정석호> 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어젯밤부터 광주를 찾아 전두환 표지석을 밟은 뒤 민주묘역을 참배했습니다. 이 대표는 고 이철규 열사와 백남기 열사, 최현열 열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광주 지역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당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쇄신 방안 등에 대해 청년들의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두고 총선을 앞두고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로 빨간불이 켜지자 2030 표심을 잡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같은날 민주당 지도부도 총출동해 거리집회를 하고 전야제에 참석했습니다.
민주당은 호남 구애에 나선 국민의힘을 견제하기 위해 5.18 정신 원포인트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들어 개헌 없는 추모는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약속했던 원포인트 개헌이나, 국가 폭력에 의한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명을 해치는 일에 대해서 반성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하지 않는 한 그것은 모두 공염불입니다." 그러면서 국가 폭력의 책임이 있는 정부·여당이 말로만 반성하고 추념하고 기념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는 원포인트 개헌을 위해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도 했습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도 "5·18민주화운동을 부마항쟁 등과 함께 헌법 전문에 명시하면 혐오와 증오의 그늘을 빛으로 밀어 낼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민주당도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코인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호남 구애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를 만나 위로를 전했습니다.
정의당도 대통령의 기념사에 영혼이 없다며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기 위한 이행 계획을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정다운> 개헌에 대한 여권 반응은 어떤가요
◆정석호> 우선 대통령실에서는 매우 격한 반응이 나왔는데요. 대통령실에서는 원포인트 개헌 제안이 비리에 얼룩진 정치인들의 국면전환용 꼼수에 불과하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현재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함께 코인 논란으로 내홍을 빚고 있는 민주당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헌법 개정은 규범 질서의 근본을 고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와 절차가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입니다.
국민의힘도 헌법 개정이 대통령과 여당의 공약인 점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거리를 뒀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맞공세를 폈습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이 시점에 불쑥 개헌을 들고 나오는 것은 불리한 정치 상황을 덮고 모든 이슈를 개헌에 돌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개헌을 하려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도 개헌안에 담아야 한다며 반격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5.18 개헌과 맞바꾸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여권 내에서는 5.18 개헌에 반대하는 지지자가 상당하고,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개헌을 꺼내들 경우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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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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