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에 이어 새끼 두꺼비도 압사".. 생태 통로 시급

◀앵커▶

겨울잠에서 깨어나 산란을 위해 습지로 이동하던 두꺼비가 도로 위에서 압사당한다는 소식, 지난봄 전해드렸습니다. 

그 두꺼비들이 낳은 알에서 부화한 새끼들이 요맘때면 숲으로 되돌아가면서 또다시 압사할 위험에 처하는데요.

생태계를 단절한 도로 하나로 두꺼비들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끼손톱만 한 두꺼비들이 도로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닙니다.

도로와 산책로를 가득 채운 새끼 두꺼비들,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아 차와 사람에게 밟히기 일쑤입니다.

[최미옥 / 전주시 덕진구]

"두꺼비인 줄 몰랐는데 너무 신기해서 바라봤는데 이렇게 나와가지고 알려주셔가지고 그나마 한 마리라도 덜 밟고 지나갈 수 있었어요."

뒤늦게 두꺼비를 알아챈 시민들은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깁니다.

[박창현 / 전주시 덕진구]

"두꺼비 조심하셔요. 발에 치었어. 뛰어다니잖아. 두꺼비 진짜 중요하거든."

전주 아중저수지 주변 도로는 이처럼 매년 두꺼비들이 밟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

"지난 3월에 습지로 내려간 두꺼비들이 낳은 새끼 두꺼비들이 서식지인 산으로 올라가는 겁니다."

두 달 전 압사 문제가 불거지자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전주시가 환경단체와 국립생태원 등과 함께 현장에 나왔습니다.

비가 올 때 대규모로 움직이는 새끼 두꺼비의 이동을 돕기 위해 차량을 통제하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이용해 숲으로 이동시킵니다.

[백순아 / 전주시청 환경정책팀장] 

"비 소식이 없었다가 비가 와가지고 저희가 주민센터랑 환경운동연합이랑 같이 1차로 차선을 조금 통제를 하고 지금 구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3월 산란기에 저수지로 이동하면서 또 5월에는 새끼가 산으로 이동하면서 반복되는 사고, 

환경단체는 도로로 단절된 생태계를 이어주는 생태 통로 설치가 시급하다고 밝힙니다.

[소해진 / 전북환경운동연합]

"새끼들이 죽음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로드킬이 가장 큰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생태이동통로라고 해서 위가 아닌 아래에 (두꺼비들이) 다닐 수 있도록 통로를 연결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일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나 환경 변화에 민감한 생태 지표종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두꺼비,

매년 반복되는 압사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