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건물 저승사자’ 흰개미 출몰 ‘발칵’, 날개까지 달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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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복판에 마른 나무까지 갉아 먹는 외래 흰개미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강남에 흰개미가 나타났다는 글일 삽시간에 퍼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흰개미 전문가 박현철 부산대학교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만 보면 마른나무흰개미과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며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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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복판에 마른 나무까지 갉아 먹는 외래 흰개미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강남에 흰개미가 나타났다는 글일 삽시간에 퍼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 한 주택에서 흰개미가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이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는 19일 오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집에 알 수 없는 곤충이 수십마리가 나타났다면서 사진을 올려 파장이 일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국내엔 없는 '마른나무흰개미(건재흰개미)과'(Kalotermitidae)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는 추측이 쏟아졌다.
흰개미 전문가 박현철 부산대학교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만 보면 마른나무흰개미과에 속하는 흰개미로 보인다"며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다만 2021년 한국응용곤충학회 학술지에 전라남도 완도군 여서도에서 마른나무흰개미 일종인 '통짜흰개미'를 발견했다는 보고서가 실린 바 있다. 해당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송정훈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정확한 종은 군체를 관찰해 병정개미를 확인해야 알 수 있겠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으로는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는 총 489종이고 멸종된 종을 제외하면 457종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엔 '일본흰개미'(Reticulitermes speretus Kolbe)와 금강 주변에 서식하는 '칸몬흰개미'(Reticulitermes kanmonensis Takematsu) 등이 서식한다.
흰개미는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스를 주로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목재를 안쪽부터 갉아 먹어 '목조 건축물 저승사자'라고도 불린다. 미국의 경우 한 해동안 흰개미로 인해 발생한 손실과 방제에 든 비용이 2010년 기준, 40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한다는 연구도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2014년 내놓은 '한옥 건축 고위험 흰개미 피해 방지 참고자료'에는 "바퀴벌레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며, 땅속이나 목재 내부에 서식처를 확보하고 번식하면 방제가 극히 어렵다"는 설명이 있다.국내에선 1920년대 처음 흰개미 서식이 확인됐고 1980년대부터 문화재 피해 사례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발표된 '국가지정 목조건축문화재의 흰개미 피해 현황 분석' 논문에 따르면 국가 지정 목조건축문화재 362건 중 317건(87.6%)에서 흰개미 탐지견 반응이 있었고 51.1%인 185건에서 육안으로 피해가 확인됐다.
박 교수는 "국내 흰개미는 습하고 그늘진 곳 나무에만 피해를 준다면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들은 모든 나무를 갉아 먹는다"며 "세계적으로 가장 골치 아픈 곤충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흰개미에 날개가 달린 점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흰개미의 날개는 짝짓기 비행을 위한 것이다. 흰개미는 군집을 이룬 뒤 5~10년 정도 지나서 군집이 안정화돼야 짝짓기에 돌입한다. 즉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가 국내에 들어온지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강남 전역에 널리 퍼져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이다.
박 교수는 "호주에선 마른나무흰개미과 흰개미들 때문에 집이 붕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국내에는 이 종을 방재할 전문가가 없는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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