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잘나간 키움·한투證… 2분기는?

이윤희 2023. 5. 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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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강세·채권금리 하락덕
대형사 분기 순익 2000억 넘겨
1분기 순이익 2924억 키움증권
CFD 미수채권 많아 손실 늘듯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당초 예상을 깨고 국내 증권사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차전지주가 주도한 코스닥 강세장과 채권금리 하락으로 인해 증권사들은 지난해 대비 개선된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연초 효과로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주식 거래대금이 대폭 늘어났고,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와 신용거래 이자수익이 실적을 밀어올렸다. 기업금융(IB) 부문 실적도 지난해 말 대비 개선됐다.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조229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3741억원)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 4분기 줄줄이 적자로 전환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각사별로 보면 올 1분기 순이익 순위에서는 키움증권이 2924억원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2621억원), 삼성증권(2526억원), 미래에셋증권(2382억원) 등 다른 대형사들도 분기순익 2000억원대를 회복했다. NH투자증권은 1841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사상 최대 분기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이 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4%, 직전 분기 대비로는 무려 2339.5%로 급증했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압도적인 상승폭을 시현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도 전분기와 비교하면 548.1%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또한 세 자릿수의 이익 성장률을 보였다.

다른 증권사들도 전분기보다 실적이 나아질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99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29.2% 줄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17.9% 늘었다. 교보증권도 1분기 순이익이 54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올 초만 해도 지난해에 이어 증권사 1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국내 증시에 대해서도 1분기 경기침체 우려 등의 거시 경제 변수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리란 우려가 컸다.

하지만 연초부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증시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코스닥시장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 1분기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9조6000억원)은 규모 면에서 5배 가량 더 큰 유가증권시장(8조원)을 뛰어넘었다.

은행 예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며 전체 증시의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17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5.3% 늘어났다. 이에 따라 증권사 브로커리지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곧 끝난다는 기대감에 자본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 채권운용 부문에서 대규모 평가이익이 인식되며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채권 금리도 올해 1분기에는 안정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은 상승한다.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의 수익 개선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초 회사채 발행이 활발했고, 중소형주 중심의 기업공개(IPO) 시장도 회복세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2분기 전망은 싸늘하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인한 차액결제거래(CFD) 리스크가 증권사 실적의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리테일 강자로 실적 개선이 뚜렷했던 키움증권은 그 수확을 누리기가 어렵게 됐다. 관련 CFD 비중이 높아 거액의 미수채권이 발생할 전망이다. 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으로 신뢰가 훼손됐다.

김예일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관련 종목에 대한 CFD와 신용융자 취급이 많은 증권사는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며 "손실 및 재무안정성 훼손 수준이 과도할 경우 신용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스크관리에 실패한 증권사의 경우 리스크관리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할 것이며 중기적으로 해당 사태로 평판과 사업안정성 저하가 큰 것으로 판단되는 증권사의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FD 관련 손실의 경우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순이익 등의 재무상황을 감안할때 감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말 기준 국내에서 CFD 사업을 벌이는 13개 증권사(NH·한국·삼성·하나·KB·메리츠·신한·키움·교보·유안타·유진·DB·SK)의 CFD 잔액은 2조8000억원이다. 이들 증권사의 자본총계 51조원의 5% 수준이다. 유진·DB·SK증권을 제외하면 이들 증권사 모두 AA급 이상의 우량 신용등급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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