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 트럭 많은 미국에서 일본산 미니 트럭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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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외곽에 사는 농부 제이크 모건은 방대한 자신의 농장 내부를 돌아다니기 위한 트럭을 찾았다. 처음에는 덩치가 큰 오프로드 유틸리티 차량을 염두에 두고 유튜브 영상을 뒤졌다. 그러다 우연히 “미니 트럭이 쓸만하다”는 댓글을 봤다. 그는 즉시 미니 트럭을 물색했고, 버지니아주까지 넘어가서 1997년식 일본 혼다의 미니 트럭 액티(Acty)를 구매했다. 구입하는 데 든 비용은 총 2000달러(약 270만원). 너비가 1395㎜에 불과한 액티는 농장 내 좁은 길도 척척 통과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에 “놀라울 정도로 유용하다”며 찬사를 보냈다.
커다란 차체에 굉음을 내는 대형 픽업트럭이 즐비한 미국에서 작고 오래된 일본산 트럭, 이른바 ‘케이(kei) 트럭’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경차를 ‘케이카’라고 부르는데, 케이 트럭은 일본산 미니 트럭이라는 의미다. 과거 국내에서 시판된 한국GM의 라보를 떠올리면 된다.
케이 트럭은 미국에 정식 신차로 수입되지 않는다. ‘우핸들’에 에어백이 없어 미국의 수입차 안전 준수법에 저촉된다. 다만 이 법률은 25년 이상 된 차량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올드카’ 마니아를 위한 이런 예외 규정을 활용해 25년 이상 된 케이 트럭을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우핸들’이라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문적으로 케이 트럭을 들여오는 업체도 등장했다. 뉴저지주의 ‘보에키 USA’라는 회사는 혼다의 액티, 스즈키의 캐리, 스바루의 삼바 같은 미니 트럭을 들여와 팔고 있다. 뉴욕주에서 트럭 대리점을 운영하는 토드 가토씨의 경우 지난 수년간 300대 이상의 케이 트럭을 팔았다. 고객은 농부에서부터 건축업자에, 테마파크 회사까지 다양했다.
정식 수입된 신차가 아닌 탓에 케이 트럭은 부품을 구하기가 여의치 않다. 그러자 부품을 조달해 미국 내 각지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나타났다. 콜로라도주의 ‘US미니트럭’이라는 회사는 케이 트럭 부품을 판매할뿐 아니라 정비 요령까지 상담해준다.
둘만 탈 수 있는 데다 작고 오래된 케이 트럭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우선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점이 꼽힌다. 미국 방송채널 뉴스네이션은 “덩치 큰 미국 픽업트럭이 수만달러를 호가하는 것과 달리 케이 트럭은 평균 4500달러면 산다”고 했다. 차체가 작고 가벼워 연비가 뛰어나고, 구조가 간단해 유지·보수가 쉽다. 작은 차체 덕분에 도심의 좁은 길에서 유용하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사륜 구동 방식의 케이 트럭의 경우 비포장길도 거침없이 다닐 수 있다.
실용적이라는 장점 외에 ‘남자의 취미용 장난감’으로 활용된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소다. 유튜브에는 케이 트럭을 캠핑카로 개조해 놀러다니는 미국인들의 영상이 많다. 바퀴를 6개로 늘리거나, 바퀴 대신 무한궤도를 달아 눈길을 누비는 등의 영상이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케이 트럭이 (차체가 작아) 고속도로에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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