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정치 펼치는 '비윤 3인방'…비운 딛고 재기할까?

박준우 기자 2023. 5. 1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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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국민의힘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국민의힘 비윤계로 꼽히는 3인방이 비슷한 시기에 강연 정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그리고 안철수 의원이죠.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 눈밖에 나면서 고난의 행군 중입니다. 재기를 위해 장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들 보고있는데,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정리하겠습니다.

[기자]

[유승민/전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2022년 12월 12일) : 소위 윤핵관 세력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그렇게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룰을 바꾼다? 제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만 축구 한참 하다가 그냥 골대 옮기고 이런 게, 이게 정말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 아니지 않습니까?]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2월 2일) : 저는 정말 지금까지 윤안연대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2월 5일) : 안윤연대라는 표현을 누가 썼습니까?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입니다.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2022년 8월 13일) :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그들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치 행보가 순탄치 않은 '비운(悲運)의 3인방'이죠. 동시에 '비윤(非尹)의 3인방'이기도 한데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그리고 이준석 전 대표입니다. 최근 셋 모두 윤석열 정부를 향해 거침 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더 이상 윤 대통령의 눈치를 살필 이유가 없다는 태도입니다.

[유승민/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8일) : 대통령께서 정말 거의 수도 없이 자유를 강조하시니까 늘 그 자유가 누구의 자유, 어떤 자유를 말씀하시는지가 1년 동안 저도 깊이 생각을 해왔던 분야고 그 점에 대해서 아직도 의문을 갖고 있고요. 장면이라고 말씀하시니까 여러 장면이 생각납니다만 미국 가서 아메리칸 파이 부르는 장면도 생각나고 바이든 날리면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9일) : 선거연합도 파괴되고 조금씩 좁아지니까 이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 전후, 어떨 때는 20몇 % 이렇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5일) : 문재인 정부나 아니면 민주당에서 잘못했던 적폐에 대해서 지적도 하고 이런 걸 기대했을 텐데, 또 그거 전문가 아닙니까, 대통령이. 그런데 지금까지 1년 동안 이어진 거 보면 보수 쪽에 완벽한 내부 총질하고 있거든요. 아니, 지난 1년 동안 당정관계라는 걸 보면 이준석 날려, 유승민 날려, 나경원 날려, 안철수 날려, 이제는 홍준표까지 건드려. 완벽하게 총구는 안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있거든요.]

세 사람, 공통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적극적인 장외 정치에 나섰는데요. 주로 강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먼저 유 전 의원은 '머리'에 호소하고 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5월 15일 / 음성대역) :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나라로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중부담 중복지'로 개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15일 전남대에서 '위기의 나라, 청년의 미래'란 주제로 대학생들에게 강연했죠. 유 전 의원은 최근 저출산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강연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복지 철학을 설파했는데요. 연금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5월 15일 / 음성대역) : 현재의 연금제도는 많은 노인이 생활하기 어려운 수준에 있습니다. 현재보다 더 많이 부담하고 국민연금이 적자가 아닌 시점인 지금 개혁이 이뤄져야 합니다.]

유 전 의원은 여권 내 경제 전문가로 손꼽히죠. 이달 24일에는 양극화 문제를 주제로 연세대에서 강연이 예정돼있는데요. 앞으로도 강연을 통해 여러 담론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드러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안철수 의원도 유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다만 콘셉트가 약간 다릅니다. 안 의원은 머리보다는 '피부'에 와닿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7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분당의 한 초등학교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공부의 신' 강성태 대표와 공동으로 주최한 강연이었는데요. 주제는 '챗GPT 시대 우리 아이 잘 가르치는 법'이었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안 의원이 좋아하는 두 가지 키워드를 추출할 수 있는데요. 바로 'IT'와 '교육'입니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안 의원, 실제로 본인이 직접 중학교 수학 강의에 나선 적도 있죠.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 {일차방정식.} 우리가 모르는 숫자가 있어요. {네.} (모르는 숫자를) 물음표라고 하죠. 여기다가 1을 더하면 2예요. 그러면 이 모르는 숫자가 뭘까요? {1.} 다 아시죠? {네.} 일차방정식인데 이게. 가르쳐드릴 필요가 없네요.]

IT전문가이기도 한 안 의원이 이번엔 교육에 IT를 접목시킨 주제를 고른 건데요. 30·40대 학부모들에게 챗GPT 시대에 발맞춘 교육 스킬을 알려줬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안철수' / 지난 7일) : 챗GPT 시대는 우리가 지금 현재 여기 계신 부모님들이 살고 있는 세대하고 완전히 다른 세대기 때문에 정말로 중요한 게 그거거든요. 그러려면 그때 저는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이 바로 독해력·문해력 이런 거 같아요. 많이 읽어야 많이 쓸 수 있거든요.]

정치 이슈나 정책 담론 대신 생활 밀착형 주제를 위주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방식인데요. 실제로 안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인 2011년, 청년층과의 '청춘콘서트'로 인기를 끌었던 바 있습니다. 그 당시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밟는 것 같은데요.

[강성태/공부의신 대표 (유튜브 '안철수' / 지난 7일) : 어떻게 하면은 (책을) 읽는 방향으로 지도를 할 수 있는지 바로 좀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안철수' / 지난 7일) : 큰 대형서점에 이렇게 데리고 간 다음에 풀어 놓아요. 1시간 동안 이렇게 구경하다가 '너 읽고 싶은 책 있으면 뭐든지 한 권 사 줄게' 그러면 얘가 한 권이 공짜로 생기니까 막 책 고르느라고 정신이 없어요. 만화책도 괜찮습니다. 만화책 읽는 거 그거 나쁜 거 아니에요.]

안 의원은 의사이기도 하죠. 이달 24일에는 서울대에서 김병지 전 축구선수와 건강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이준석 전 대표를 살펴볼까요? 전남 순천에 머물며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죠. 자신이 당대표 시절 강조했던 서진 정책의 일환으로 호남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데요. 어제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광주를 찾았습니다. 여기서 이 전 대표는 앞선 두 사람과 달리 '가슴'을 공략했는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어제) : 우리 어머님들 건강하시고 오월어머니 파이팅입니다. 광주시민들에게 상처를 준 일부 당내 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길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해가지고 저희가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다시는 깨워내지 않도록 저희가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전 대표는 참배 도중 눈시울을 붉혔죠. 아마 정치는 가슴으로 하라는 이 분의 조언을 따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경원 (유튜브 '오른소리') : 그런데 정치는요. 머리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입으로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는 가슴으로 한다는 것을 좀 꼭 새겨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물론 이 전 대표의 특장점은 가슴보다는 '입'이죠. 현란한 언변으로 강연 정치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16일에는 서울대에서 강연을 열었죠.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해 가감 없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여기서 윤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은 이념적인 얘기이기 때문에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정운기tv' / 지난 16일) : 우리가 말하는 그런 공정이나 아니면 상식, 자유, 이거는 굉장히 철학적인 주제기 때문에 구현 자체가 중요한 겁니다. 어떻게 실질적으로 구현해 나가느냐. 상식이요? 우리가 만들어낸 법제도하에서 아니면 철학 체계하에서 존재하는 게 상식입니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도 스스럼 없이 답했습니다. 사실상 출마 선언이었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정운기tv' / 지난 16일) :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건 여러 가지 사고 실험입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쟤네가 이렇게 하면 이걸 어떻게 하지' 이런 거. 혼자 그래가지고 그런 고민을 많이 하면서 준비하고 있고요. 나가면 당선돼야죠.]

이 전 대표는 이달 26일 국민대에서도 강연을 벌일 계획인데요. 마찬가지로 정치 현안이 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 오늘은 이렇게 비윤의 3인방에게 '줌 인'을 해봤습니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의 눈밖에 나면서 비운의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각자 어떻게든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인데요. 낙담하지 않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읽힙니다. 지금 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운(武運)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준석 전 대표가 즐겨 쓰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3월 3일) : 행복한 결말과 무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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