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대응 최대 의제… ‘피폭지’ 히로시마서 核위협 규탄 [19일 G7 정상회의 개막]
韓 비롯 호주·인도 등 8개국 초청
대러 제재·우크라 지원 강화 모색
伊 ‘中 일대일로’ 참여 논란도 의제
에너지·전염병·AI활용 등도 논의
각국 정상 원폭 피해 자료관 방문
北·러 견제 핵군축·비확산 다룰 듯
러시아, 중국에 대한 대응은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주요한 의제로 꼽힌다. 의장을 맡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1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나라를 겨냥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6∼18일 나가노(長野)현에서 열린 외무장관회의에서 G7은 이 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가속화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즉시, 무조건적으로 군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G7이 우크라이나에 관해 채택할 개별 성명 초안에 “러시아에 무기 등을 공급하는 제3국에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심각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전했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참여국인 이탈리아는 참여 협약 철회를 이번 회의서 논의한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말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권좌에 오른 뒤 2013년부터 중국이 추진해 온 중국∼중앙아시아∼유럽 간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이다. G7 가운데 일대일로에 참여한 유일한 국가인 이탈리아는 일대일로의 유럽 교두보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미·중 간 경제·안보 이슈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이탈리아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의장국인 일본이 1945년 8월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를 개최지로 선택한 것은 또 다른 주요 의제로 꼽히는 핵군축·비확산과 관련이 깊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러시아가 지난 3월 전술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는가 하면 중국, 북한이 핵전력 강화를 이어가는 와중인지라 관심이 더욱 쏠리는 의제다.
G7 정상들은 피폭자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는 히로시마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하고, 피폭자들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초청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함께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찾을 예정이다. 재일동포 피폭자 대표 10명과의 만남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 총리는 ‘핵무기 없는 세계 구현’을 필생의 과제로 내걸어 왔다. 외무상이던 2016년 G7 외무장관회의를 히로시마에서 개최했고,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끌어냈다. 요미우리는 “히로시마에서의 정상회의 개최는 ‘피폭 외교’의 집대성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히로시마=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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