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미국 의회 첫 AI 청문회…‘인류 종말’ 막을 규제 가능한가?
[앵커]
뭐든 물어보면 사람처럼 척척 대답해주는 대화형 인공지능, AI가 처음으로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습니다.
미래를 변혁할 신기술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AI가 인류 자체를 종식시킬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만큼 더 발전하기 전에 규제를 논의해보자는 겁니다.
오늘 ET,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이 소식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의회 청문회는 의원들이 뭔가를 따져물을 때 여는 거 아닙니까?
그 청문회에 AI, 인공지능이 소환됐다고요?
[기자]
정확히는 물어보면 사람처럼 아니 사람보다 똑똑하게 대답 해주는 대화형 인공지능이죠.
챗지피티를 만든 개발자, 샘 올트먼이 상원 청문회에 불려나왔습니다.
청문회의 시작부터 흥미로웠는데 먼저 보시죠.
["투명성 결여는 대중의 신뢰를 갉아먹는데, 이는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 아닙니다."]
지금 보시는 건 미 상원 법사위의 개인정보기술 소위원장인 블루먼솔 위원장인데요.
입을 다물고 있는데 거의 똑같은 음성이 나옵니다.
블루먼솔 의원은 챗GPT에 "오늘 회의를 어떻게 시작할까" 라고 물었더니 나온 답을 자신의 음성을 학습한 AI에게 읽힌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AI의 잠재적 위협을 보여주면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한 겁니다.
[앵커]
정말로 듣기만 했을 때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데요.
이 AI를 사용한 조작, 여러 차례 문제가 됐죠?
[기자]
가장 대표적인 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현재 여러 건의 혐의로 뉴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지난 3월 경찰에 긴급체포되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갑자기 퍼졌습니다.
알고보니 AI를 활용해 생성된 가짜 사진이었습니다.
물론 그간 가짜 합성사진들, 많았죠.
하지만 생성형 AI는 사진을 훨씬 정교하게 조작하고 심지어 일반인이 매우 쉽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 생성형 AI 개발, 지난 몇 달 간 크고 작은 기업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어 각축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구글이 지난주 AI 바드의 한국어 서비스를 알리며 챗지피티와의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이보다 먼저 챗지피티에 투자하고 이를 상용화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각종 서비스에 AI를 장착하며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CEO :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AI를 구축하고, 배포하고, 사용하는 우리들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집단적 의무가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그리고 왓슨으로 인공지능 개발을 선도했던 IBM도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고요.
챗지피티 개발에 초기 투자금을 댔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까지 새로운 AI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대표 : "저는 트루스GPT 라고 부르는 것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는 최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AI가 될 겁니다.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는 형태죠. 트루스GPT가 안전을 위한 최고의 길이 될 겁니다."]
[앵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뛰어들며 그만큼 발전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AI가 지닌 위협에 대해 각국에서 규제 논의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주요7개국, G7 정상회담에서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도 바로 AI 규제입니다.
가짜뉴스, 조작된 정보,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는 상황들이 의도적으로 AI에 의해 생성돼 퍼져나가면 당장 선거, 여론에 영향을 미쳐 민주주의를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그간 사람들이 해왔던 것들, 글쓰기, 자료찾기 같은 노동 역시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이 가장 먼저 AI 기업들은 서비스에 앞서 당국에 보안 평가를 내야 한다는 내용의 법규 초안을 지난달 공개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챗GPT를 만든 오픈 AI 등 인공지능 개발 기업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았는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우려와 당부를 전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사회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보호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가르쳐주시길 바랍니다. 정말로 정말로 중요한 일입니다."]
[앵커]
결국 개발한 사람이 문제점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겠지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볼까요? 그래서 미 의회 청문회에서 나온 규제 방안, 뭡니까?
[기자]
딱 부러지게,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정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업도, 정부도, 전문가도 규제를 하는 게 현명한 일이다, 라는 데 동의했습니다.
[샘 올트먼/오픈 AI 대표 : "저는 (AI 규제가) 중대한 관심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채택할 수 있는 수많은 정책들이 있습니다. 여기 의회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쁩니다."]
AI 기업에 면허를 발급하는 일종의 허가 제도가 가능할 수 있다, 또, 학습하는 데이터도 사용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제한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청문회는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미 의회는 소셜미디어를 맞이할 때 좋은 선택을 하지 못했다, AI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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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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