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수 3억회’ 브루노 마스가 부른 하입보이? 알고보니 AI가

브루노 마스가 부른 뉴진스의 '하입보이'. /유튜브 영상 캡처

인기 팝 가수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로 뉴진스 ‘Hype boy’를 커버한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2주 만에 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시청자로부터 “하루 종일 듣고 싶다”는 반응을 끌어내며 ‘1시간 반복 재생’ 영상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알고 보니 이는 브루노 마스 본인이 부른 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든 곡이라고 한다.

유튜브 채널 ‘WhoAmI AiCover’에는 최근 이런 커버곡 영상이 올라왔다. 이 유튜브 채널에는 ‘Hype boy’뿐만 아니라, 뉴진스와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로 부른 뉴진스의 ‘Hurt’, 아리아나 그란데와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로 재연한 뉴진스의 ‘Cookie’도 올라와 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단연 브루노 마스의 ‘Hype boy’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브루노 마스의 ‘Hype boy’ AI 커버곡이 재생수 3억회를 넘었다고 한다.

이런 커버곡들은 사실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낸 ‘AI 커버곡’이다. AI 커버곡은 인공지능에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뒤 다른 음원 등과 합성하는 것을 말한다.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유명 팝 가수들이 케이팝을 부른 것처럼 재연한 것이다. 마이클 잭슨 등 유명을 달리한 유명 팝 가수들의 목소리로 재해석한 최신 인기곡을 듣는 일도 AI 커버곡을 통해 가능해졌다. 음악 팬들은 이런 AI커버곡을 두고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동의 없이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이용해 제3자가 이익을 보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드레이크와 더 위켄드. /트위터

해외에서는 AI 커버곡을 둘러싼 해프닝도 일어났다. 최근 유명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와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신곡으로 소개된 ‘Heart on My Sleeve’는 AI로 만든 가짜 노래로 밝혀져 결국 삭제됐다. 이에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은 틱톡,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이 곡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우리 아티스트의 음악을 이용한 생성형 AI 학습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했다.

이처럼 ‘AI 커버곡’이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저작권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AI 커버곡이 목소리의 주인공과 원곡자 등의 권리를 두루 침해한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목소리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복제’가 일어나므로 저작권자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으면 ‘복제권 침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인공지능 산업 발전의 측면에서 전세계적으로 연구 등의 목적으로 인공지능 개발 과정에 기존 저작물을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18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인공지능 학습 과정에 기존의 저작물이 학습에 이용되므로 ‘복제행위’가 일어나게 되고, 이때는 원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학습을 통해 산출된 ‘목소리’는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은 아니다”라며 “인공지능으로 커버곡을 만들었다면 음원과 관련된 저작권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마찬가지로 원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공정 이용(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특수한 경우)과 사전에 이용 허락을 받은 경우라면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