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컨테이너안에 자동차를?… 수출 혈 뚫은 르노 `즐거운 비명`
'컨테이너 활용' 묘책 내놔
작년 XM3 10만대 수출 성과
공장·현장 모처럼 활력 넘쳐
"삼성 DNA로 고품질車 생산"
부산공장 가보니…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내 21개 공장 중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생산성은 돈을 투자하는 것을 넘어 작업자 모두가 협력해 만든 결과다." 지난 16일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만난 이해진 르노코리아 제조본부장은 이 같이 말했다.
현장은 모처럼 들어온 자동차 전용 컨테이너운반선에 수출용 차량을 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 본부장은 덕분에 눈코 뜰새 없이 바빠졌다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르노코리아는 작년에만 10만대가량의 XM3를 유럽에 수출하며 흑자 전환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서 생산된 전기차들의 유럽 수출 물량이 폭증하면서 올 들어서는 자동차 전용 운반선 부족 사태를 겪었고, 이에 지난달 수출 물량(7779대)은 전월보다 40%나 줄었다. 자동차 운반선 부족 상황이 이어지자 르노코리아는 그 대안으로 컨테이너 박스에 차량을 넣어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모터쇼나 VIP차량 운반에 주로 활용되며, 대규모 수출에 적용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과감한 결단이었다는 얘기다.
컨테이너 활용 방안은 지난달말 시작해 이달 본격 운영됐다. 컨테이너선을 통한 수출 규모는 누적 2000여대로, 전체 수출 물량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이달 예상치는 1700여대 수준이다.
적입은 운전자가 차량을 몰고 컨테이너 박스로 들어가면 안에서 작업자들이 차를 결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통은 컨테이너 박스 1개당 2대의 차량이 들어가지만, 르노코리아는 거치대를 활용해 가운데 차량을 비스듬하게 세워 3대를 적입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차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비용 효율성까지 잡았다.
차가 흔들리면 손상이 나는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고, 차량은 위험물로 분류돼 현장서 검증 작업도 이뤄졌다. 컨테이너 박스 1개당 20여분의 시간이 소요됐으며, 작업이 마무리된 후 10여㎞ 떨어진 부산신항으로 떠났다. 하루치 물량은 75대다.
여기에 전용선의 용선료가 코로나19 이후 대폭 오른 데 반해, 컨테이너선의 운임비가 정상화된 것도 위기를 기회로 살린 배경이다. 용선료는 2010~2020년까지 평균 1만9000달러선으로 유지됐지만, 이후 현재는 5만28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작년 상반기 4000선을 웃돌다 현재는 1000선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이선희 르노코리아 물류담당은 "컨테이너 박스 1개당 3대의 XM3를 선적하면서 물류비용을 기존 전용선을 이용한 것보다 10% 절감했다"며 "현재는 프랑스 르하브르 항에만 컨테이너선을 통해 수출하고 있는데, 유럽 주요국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DNA 새겨진 XM3=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23년도 기준 부산공장을 품질지표 현황을 보면 고객 관점의 품질검사(SAVES) 지수는 르노그룹 21개 전 세계 공장 중 1위, 차량 100대당 품질부적합 건수는 전체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생산성의 경우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글로벌 3위 수준에 올라 있다.
이러한 품질 경쟁력은 강도 높은 품질보증시스템에 기반한다. 부산공장은 크게 스탬핑-차체-도장-조립-검사 공장으로 나눠지는데 조립 공정에서는 각 작업자 근무 현장마다 태블릿PC가 비치돼 관리자-작업자간 실시간 품질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지고 있으며, 65대의 CCTV가 설치돼 품질 이상이 발생할 시 2차 추적관리가 이뤄졌다. 또 근무자가 정해진 위치에서 벗어날 경우 라인이 자동으로 멈추는 '체결보증시스템'도 구축했다.
검사 라인은 7단계를 거치면서 300% 이상의 전장검사 보증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이는 동일 검사항목을 3회 이상 거친다는 의미다. 르노코리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품질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원가 효율성을 통해 한국 사업장의 경쟁력을 높였다. 제조원가의 경우 최근 2년동안 25.5%나 낮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한 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생사할 수 있는 '다차종 혼류생산' 방식을 도입한 것과, 이를 능숙하게 작업할 수 있는 직원들의 역량이 결집된 결과라는 게 회사의 자부심이다.
공장 곳곳에는 '오로라 성공 2024'을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르노코리아가 중국 지리차와 손잡고 추진하는 신차 전략으로, 현장 작업자들의 성공 의지가 엿보였다. 부산공장은 내년말 첫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생산할 예정으로, 이날 투어에서도 신차 생산을 위한 라인 재정비가 일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지리차는 작년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르노코리아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본부장은 "전신인 삼성 계열 시절 당시 품질에 대한 확고한 교육이 있었다. 이런 것들이 유전자처럼 남아있다"며 "품질은 생명인 만큼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등 공장에 안주하지 않고 초격차 품질로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초기엔 닛산, 현재는 르노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하고 있다. 능동적으로 상황에 적응해가면서 그때마다 변신을 잘했다"며 "지리차라는 새로운 파트너와도 문제없이 변신할 것이라 자신한다. 부산공장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틈으로 철사 `쑤욱` 들어와 문고리 `철컥`… 女 주인 "소름 돋아"
- 미혼 여직원 사진·나이 `깨알 리스트` 만든 성남시 공무원 2심도 실형 구형
- 30대 女 황당 사연 “2년 사귄 남친에 ‘결혼하자’ 했는데 ‘상간녀’ 소장이…”
- "너를 짝사랑, 원장에게 말하지마"…초등생 성추행한 60대 통학차 기사
- 개 짖는 소리 왜 안 들리나 했더니…농장주가 직접 성대 없앴다
- 바이든, 우크라에 美미사일 사용 제한 풀었다…北에 경고 메시지
-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바빠진 비명계… 12월 1일 김부겸 초청 특강
- 유상임 장관 "장관직 걸고 건강한 기술사업화 생태계 만들 것"… "트럼프 2기와 빨리 만나야"
- 20대 5명 중 2명 "비혼출산 가능"… 결혼·출산관 바뀌는 청년
- 내년 `APEC CEO 서밋 의장` 최태원 "에너지 사업서 미래 해결 지식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