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국경제인협회'로 개명…4대 혁신안 발표

김병준 대행 "정부 관계에 치중 반성…시민사회와 함께하겠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로 55년 만에 기관명을 바꾼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경련이 정부 관계에 방점을 두고 회장·사무국 중심으로 운영됐던 과거의 역할과 관행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기관명 변경을 포함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 대행은 "과거 경제 발전 과정에서 국가 주도 성장이 이뤄지면서 전경련은 정부와의 협력 체계를 형성하고 정부의 정책 의지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역사의 흐름을 놓치고 있었다"며 "시장이 커지고 시민사회 혁신 역량이 높아지면서 국가 주도보다는 시민사회가 더 중요해졌고, 시민사회와 나라 걱정을 해야 했는데, (전경련은) 정부와의 관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61년 전경련이 설립될 당시 사용했던 명칭이다. 단체는 1968년 회원이 160여 개사로 늘어나자 '회원과 활동이 사실상 전국적으로 확대됐다'며 전경련으로 명칭을 바꿔 달았다. 전경련 측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날 4대 혁신 방향을 설명했다. △정치·행정권력 등 외부의 부당한 압력 배격과 회원사 의견 반영 의사결정 체계 구축 △글로벌 경제, 주요국 경제 정책 방향 등 연구·정보 기능 강화 △규제 완화 촉구, 기업의 사회적 기여 지원, 국민 소통 확대 등 자유시장 경제 발전 노력 강화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 가치 확산 등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6대 혁신안도 내놨다. 정부 권력과의 부당한 유착을 없애고 회원사 중심의 싱크탱크 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방향 아래, 기관명 변경을 포함한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한국경제연구원 흡수 통합 △회장단 확대 △회원사 주도의 각종 위원회 활성화 △국민 소통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날 김 대행은 4대 그룹 재가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전경련 입장은 상품이 좋으면 팔리고 나쁘면 안 팔린다는 것이다. 전경련이 혁신안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4대 그룹도 자연스럽게 재가입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행은 지난 2월 23일 전경련 수장 자리에 오르며 자신의 임기를 6개월로 정했다. 김 대행은 차기 회장에 대해선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며 "개혁안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면서 회장단을 포함한 다양한 분들과 접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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