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원의 축덕축톡]'K리그 감독=박봉' 홍명보가 깰까

서재원 기자 2023. 5. 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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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선수보다 감독의 연봉이 높은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연봉 1970만 파운드(약 329억 원)의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감독도 웬만한 선수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다.

감독들의 연봉은 선수들과 달리 철저히 비밀리에 부쳐지는데 K리그2(2부)의 경우 1억 원 내외로 책정돼 있다.

K리그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울산과 홍명보 감독이 재계약 협상 중"이라며 "양측의 의견 차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 프로스포츠 감독 역대 최고 수준의 연봉 계약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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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洪 재계약
2부 연봉 1억 내외···선수보다 낮아
방송인·유튜버로 진로 바꾸기도
시메오네 등 유럽 감독들과 대조적
울산 현대, 洪에 파격적 조건 제시
지도력 고려 '역대 최고연봉' 기대
프로축구 K리그 명예의 전당 선수 부문 2세대 헌액자로 선정된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어버이날을 기념해 울산현대 서포터스 처용전사에게 카네이션을 전달받은 홍명보 감독.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경제]

유럽에서는 선수보다 감독의 연봉이 높은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프랑스 매체 레키프에 따르면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감독이 전 세계 사령탑 최고 연봉인 2980만 파운드(약 498억 원)를 받는다. 선수단 내 최고 연봉자인 골키퍼 얀 오블라크(2083만 유로·약 303억 원)보다도 훨씬 높은 금액이다. 연봉 1970만 파운드(약 329억 원)의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감독도 웬만한 선수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다.

시장 규모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프로축구 K리그의 감독들은 선수들에 비해 박봉으로 유명하다. 감독들의 연봉은 선수들과 달리 철저히 비밀리에 부쳐지는데 K리그2(2부)의 경우 1억 원 내외로 책정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요즘 지도자를 하겠다고 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 낮은 연봉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프로야구 KBO리그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계약금 포함 3년 총액 18억 원에 계약했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6억 원 수준이다. KBO 사상 최고 연봉 감독으로 기록된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계약금 포함 3년 총액 28억 원(연봉 약 9억 원)을 받았다.

물론 모든 K리그 감독들이 박봉은 아니다. K리그1(1부)에서 우승 경쟁을 하는 팀은 감독에게 높은 연봉을 책정하기도 한다. 김상식 감독이 떠난 후 새 감독을 물색하고 있는 전북 현대는 100만 달러(약 13억 원) 수준의 외국인 감독을 찾고 있다.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도 4년 새 연봉이 2배가량 뛰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감독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는 것은 팀 성적에 끼치는 영향 측면에서 감독이 선수보다 적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감독의 전술이 승패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처럼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팀들도 줄다 보니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능력 있는 감독을 영입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자연스럽게 능력을 인정받는 감독들이 그만한 대우를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올 시즌 K리그 2연패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도 홍명보 감독을 붙잡기 위해 파격적인 재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K리그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울산과 홍명보 감독이 재계약 협상 중”이라며 “양측의 의견 차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 프로스포츠 감독 역대 최고 수준의 연봉 계약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홍 감독의 재계약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지도자도 선수와 마찬가지로 능력과 성과에 따라 합당한 대우를 받는 대표 케이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부임 2년 차인 지난해 울산에 17년 만의 K리그 우승컵을 안겨준 영웅이다. 올 시즌도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며 울산을 넘어 K리그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카리스마를 통해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울산의 개성 강한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감독의 브랜드 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구단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 ‘푸른파도’에서 공개된 라커룸 대화에서 “이게 팀이야?”라고 호통친 장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이후에도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K리그 전체에 큰 울림을 줬다. ‘홍명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관계자는 “홍 감독은 존재 자체만으로 K리그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재계약이 성사된다면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라며 “울산의 K리그 2연패 도전에 탄력을 줄뿐 아니라 박봉 등의 이유로 지도자의 길보다 방송 예능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으로 진로를 잡는 후배들에게도 경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재원 기자 jwse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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