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앙亞 5개국 정상 만나 "협력강화"
30년만에 中서 다자정상회의
상호지지 담긴 공동성명 발표
대만문제서 중앙亞 우군 확보
남미·중동국가 포섭도 잰걸음
◆ 세계경제 新질서 ◆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의 압박에 맞서 중국이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으로 영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국제사회 우군을 최대한 확보해 미·중 세 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회담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참가한 5개국 정상과 잇달아 양자 회담을 하고,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연쇄 양자회담에서 시 주석은 주권, 영토 보전 등 '핵심 이익'과 관련한 상호 지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농산물 수입 확대를 포함한 경제·무역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중국은 옛소련 출신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안보 및 경제를 지원하면서 대만 문제에서는 지지를 얻는 전략이다. 19일까지 열리는 회의에서 시 주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중앙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1990년대 초반 옛 소련이 붕괴한 뒤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개별 수교한 이후 대면 다자 정상회의가 열린 건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회의는 중국이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국경을 개방한 이후 중국에서 열린 첫 다자 정상회의이기도 하다. 중국이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중국이 내민 손에 화답했다. 토카예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은 중국이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대만과 어떤 형태로도 교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 지역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중국과 러시아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에 미국 달러 대신 위안화와 헤알화 등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또한 중국은 중동 지역에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중국이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 합류하기로 했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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