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 환자 중심 비대면진료 허용…'약 배송' 제한에 업계 '울상'

박정연 기자 2023. 5. 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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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검토 거쳐 내달 1일부터 시행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당·정 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진료가 내달부터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허용된다. 논란이 됐던 '약 배송'은 이번 시범사업에서 제한됐다.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17일 당정 협의회를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계획안은 현재 전문가 등 의견수렴 단계인 안"이라며 "당정협의와 추가 검토를 거쳐 6월 1일 시행 전까지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8월 말까지 3개월간 계도기간을 둘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1회 이상 대면진료 받은 재진환자 중심…코로나19 등 일부 감염병은 초진도 비대면 가능

이번 시범사업은 해당 질환에 대해 1회 이상 대면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가 대상이다. 초진에서 대면지료가 허용되는 경우는 거동불편자와 감염병 확진 환자 등이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환자가 해당한다.

이 질병들을 포함해 감염병예방법 상의 감염병은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기관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필요할 때 비대면 초진 진료가 가능하다. 또 의료기관이 부족한 섬이나 벽지 환자 및 65세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 중 거동불편자도 비대면 진료로 초진을 받을 수 있다. 거동불편자의 범위는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진료 방식은 화상이 원칙이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화상통신장비가 없는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음성전화를 허용한다.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로는 할 수 없다.

의사가 진료 후 발행한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팩스나 이메일로 송부된다. 의약품전달 방식은 환자와 약사가 협의할 수 있지만 본인 수령이나 보호자·지인 대리수령이 기본 원칙이다. 다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등에 대해선 보완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비대면 초진 허용 대상에 한해 재택배송을 허용하는 방안도 거론했지만 당정협의를 거친 후추가 논의를 더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환자의 본인 여부와 대상자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진료실 외의 공간에서 비대면진료를 해선 안 된다.

● '약 배송'은 제한돼…야간·휴일 ‘소아 비대면 초진’은 추가 의견수렴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약 배송은 이번 시범사업에서 제한됐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에서는 환자의 집으로 약을 배송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 환자가 약국에서 직접 약을 수령해야 한다. 

당초 논의됐던 휴일과 야간 소아 환자에 대한 초진 비대면진료의 경우 이번에 발표된 시범사업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복지부는 18세 미만 소아 환자의 경우 휴일과 18~익일 9시에는 초진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복지부는 소아 환자에 대한 초진을 허용하는 것을 두고 추가 의견 수렴을 할 방침이다.

● 의사단체 대면진료 '보조적 수단'에 합의…약 배송 업체는 반발

이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지난 2월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관련 사안에 대해 합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앞서 의사단체들은 비대면진료가 진료의 정확성을 담보하지 못해 의료사고의 원인이 될 위험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이라는 원칙 하에 비대면진료 허용안에 합의했다.

비대면 약 배송 제한을 두고선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속한 비대면진료 플랫폼 18곳 중 거의 모든 업체가 약 배송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어 이번 방안이 확정되면 비대면진료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장지호 원격의료사업협의회 공동회장(닥터나우 이사)은 이번 시범사업의 약 배송 제한 등에 대해 "산업계는 현장에서 비대면진료를 수행하며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지만 추진방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범사업이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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