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놓고 회계법인·로펌 티격태격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2023. 5.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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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인증사업 '밥그릇 싸움'
금융위, 3분기 공시로드맵 발표

금융당국이 2025년부터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ESG 보고서 인증을 두고 업계 간 쟁탈전이 벌어질 양상을 보이고 있다. 회계업계는 회계전문가 인증 비율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낮다며 이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데 반해 법무법인 등은 전문성 보유기관을 폭넓게 인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계는 ESG 공시 의무화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8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3분기 중 'ESG 공시제도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가 발표할 'ESG 공시제도 로드맵'에는 △ESG 공시 의무화 대상 기업 △국내 ESG 공시 기준 △제3자 검증체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지난 12일 서울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3차 릴레이 세미나'에서는 ESG 인증 의무화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그렇지만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업계 간 온도 차가 감지됐다.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ESG경영실장은 "국내외 경기가 안 좋아진 상황에서 ESG 공시 의무까지 앞둬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인증기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회계업계는 일단 ESG 보고서 인증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조직 구성에 나서고 있는데, 법무법인 등이 이를 견제하는 모양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2021년 기준 한국에서는 ESG 보고서를 낸 기업 100%가 인증을 받았지만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를 진행할 수 있는 전문가가 인증을 한 사례는 14%로 턱없이 낮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특히 회계법인 인증 비율은 글로벌 평균이 57%인 데 반해 한국은 10% 미만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형 로펌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 회계법인이 인증한 비율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회계법인 투입보다 전문성 있는 기관을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반박했다.

[김명환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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