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코인 큰손의 허언증

박봉권 기자(peak@mk.co.kr) 2023. 5. 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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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로 탄로날 거짓말을 함부로 하는 걸까?' 김남국 가상화폐 논란을 쭉 지켜보면서 가장 이해가 안 됐던 게 이거다. 그는 440만원이 찍힌 ATM 인출 내역을 공개했다. 코인 투자는 했지만 현금화한 건 이것뿐이라는 거다. 물론 거짓이었다. 최소 수억 원 단위였다. 국정감사 중 몰래 코인을 거래한 게 드러나니 고작 '몇천 원'이라고 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엄청나게 뭐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100억대 가상화폐 자산이면 코인 재벌급 아닌가. 627만 가상화폐 투자자 중 10억 이상 굴리는 사람은 채 1000명이 안 된다. 무엇보다 "투명하게 다 공개한다"더니 이제 와서 '방어권' 행사 운운하며 못 까겠단다. 이 정도면 심각한 허언증이다. 이런 거대한 위선의 실체가 드러났는데도 한동훈 작품 운운하며 정치 탄압 피해자 코스프레다. 범죄혐의에 정적 제거 소설이라던 이재명의 키즈답다. 불편하면 침묵하는 것도 닮아 있다. 이재명은 대선 패배 직후 2억대 주식을 샀다가 비판 여론에 매도한 뒤 이에 대해 소명한 적이 없다. 김남국도 검찰 압수수색 후 갑자기 묵언수행 중이다. 혹여 탈법행위가 드러나도 그가 용서를 빌지 잘 모르겠다. 사실 이쪽 사람들 어느 누구도 쉽사리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어서다.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실형을 산 한명숙은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는 무죄"라며 버텼다.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중범죄를 저지른 김경수도, 장삼이사 역린을 건드린 조국과 윤미향도 참회한 적이 없다. 최근 개봉한 다큐에서 문재인은 '술 한잔 하고 싶은 사람'을 묻는 질문에 "조국"이라고 했다. 특혜·반칙에 울분을 토했던 국민들을 끝까지 모욕한 셈이다.

그들만의 비상식 우물 안에서 '우리 편의 죄는 죄가 아니다'며 정신 승리 중이니 한심할 따름이다. 보고 듣고 배운 게 이런 거니 그냥 허언과 궤변으로 끝까지 잡아떼면 강성지지층이 지켜줄 것으로 굳게 믿는 것 아니겠나. 잘못을 인정할 용기조차 없는 이들에게서 자정을 기대할 수는 없다. 국민이 두려운 존재라는 걸 보여줄 때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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